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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서울대공원 가는 길

몇 년만에 과천 서울대공원을 가는 지 가물가물하다. 어떻게라도 가면 그곳이 좋을 지 뻔히 알면서도 나중에 나중에 하고, 차일피일 미룬 것이 이제껏 발길이 뜸해진 것이다. 만날 사람은 늦기 전에 만나야 하고,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늦기 전에 찾아가야 하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늦기 전에 먹어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가 여간해선 쉽지가 않으니. 아파트 엘리베이터(승강기) 교체공사로 있을 땐 몰랐는데, 막상 없으니까 불편한 것이 한 둘이 아님을 실감한다. 10층 계단에서 내려올 때, 한창 산에 다닐 시절에 백운산에서 얻은 나무지팡이를 가져와 화단가에 모셔놓았다. 저녁에 10층 계단을 오를 적에, 미니 등산이라 치부하고 지팡이에 기댈 수가 있으리니. 아내와 함께 평택..

카테고리 없음 2024.10.30

10월이 가기 전에~

10월이 가기 전에 만나야 할 사람이 있고, 10월이 가기 전에 읽어야 할 책이 있고, 10월이 가기 전에 들어야 할 음악이 있고, 10월이 가기 전에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가슴 설레고 행복한 일이다. 도종환 산문집 중에서 제 2부 '고요히 있으면 물은 맑아진다'를 읽었다. 그 중에 '나무보살 물보살'도 좋았지만, '나무는 생의 절반 가까이를 훌훌 벗어버리고 산다'가 특히 좋았다. 시나 산문, 소설 등을 읽다가 좋은 글을 만나기란, 눈부신 행운이기도 하려니와 행복을 만나는 인연의 시간인 것이다. 어제 어머니 기제사로 하루 종일 수고한 아내와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가을 소풍을 가기로 했다. 서울 도봉동에 사는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도 불러서 어쩌면 이미 서울대공원까지 내려와서 서성거리고 있을 단풍미인을 만..

카테고리 없음 2024.10.30

가을날 멋진 날에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들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를 10월의 끝자락에서 듣는다. 10월이 가기 전에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10월이 가기 전에 좋아하는 사..

카테고리 없음 2024.10.30

바람의 말

이태원참사 2주기를 맞아 임형주의 가 방송에서 전파를 타고 흘러나온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엔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게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게요. 아침엔 종달새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줄게요. 밤에는 어둠 속에 별 되어 당신을 지켜줄게요. 나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

카테고리 없음 2024.10.29

10월의 비봉산 가는 길

10월이 가기 전에 안성 비봉산을 찾아 간다. 가을 단풍이 좋기로는 죽산면의 칠장사에서 올라가는 '칠장산 둘레길'의 단풍이지만, 오늘은 인연이 닿지 않아 시청 뒤의 비봉산을 찾아 가는 길이다. 어차피 비봉산 정상까지는 못 가지만, 팔각정(비봉정)에 올랐다가, 약수사로 내려오는 길만 걸어도 단풍나무길을 걸을 수 있느니. 다만, 단풍색에 빠져 아내가 부탁한 심부름은 잊지 말아야겠지. 오늘 저녁, 어머니 기일을 맞아 제사상에 올릴 떡이며, 사과, 대추, 그리고 생전에 아버지가 좋아 하시던 닭 한 마리면 상차림은 완성된다 하였다. 생선이며 나물이며, 각종 과일이며 언제 아내는 상차림 준비를 다했을까. 그러나 오후 1:20, 서인사거리의 성모병원 입구에서 70번 시내버스를 내렸다. 바로 앞에 중앙시장이 있기도 하..

카테고리 없음 2024.10.29

인연의 시간

마침내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교체공사가 시작되고, 나는 시방 적응의 시간을 갖고 있다. 책장 정리를 하다가, 서가 한 모퉁이에서 숨은 듯 감추어 있는 책 한 권 꺼내어 읽고 있다. 언제부터 그 책은 그 자리에 붙박인 채 내 눈에 띄기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도종환 산문집 중에서 제1부 '모두가 장미일 필요는 없다'를 읽고서, "행복이란 만족한 삶이다"란 말에도 수긍하게 된다. "...... 그러나 모든 사람이 장미일 필요는 없다, 나는 나대로, 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산국화이어도 좋고 나리꽃이어도 좋은 것이다. 아니, 달맞이꽃이면 또 어떤가." 나는 지금 인연의 시간을 살고 있다. 이 책을 만난 것도 인연이고,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인연이다. 사실 살아가는 동안, 내가 만난 꽃들, 내가 만난 사람..

카테고리 없음 2024.10.29

행복

행복 - 청마 유치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던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깃발 -..

카테고리 없음 2024.10.29

프로야구의 매력

엊저녁의 2024시즌 KBO 5차전은 기아가 삼성을 7:5로 역전승하면서 한국시리즈 7전 4선승제에 있어서 통산 전적 4:1의 승리로 12번째 KS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의 KS에서의 MVP는, 당연히 우승팀인 기아 타이거즈의 몫이겠지만, 46:45로 김태군 포수에게 한 표차로 앞선 김선빈 타자가 생애 처음으로 받고서 짜릿한 기쁨을 맛보았다. 2024 프로야구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순간에, 긴 레이스를 펼친 모든 구단의 선수와 임원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 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야구장을 꽉 매운 사람들로 놀라게 된다. 나로서는 20년도 전에 야구장을 찾은 기억이 두 세번 있을 뿐이지만.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면서 목청껏 환호하고 열광하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될 터이다. 특히나 자신이 ..

카테고리 없음 2024.10.29

재방송으로 듣는다는 것

한밤중에 KBS클래식FM으로 (진행, 전기현)을 재방송으로 듣고 있다. 엊저녁에 tvN 주말 드라마 를 재방송으로 시청하고, 2024시즌 KBO 한국시리즈 기아와 삼성의 5차전을 TV시청하느라고 을 듣지 못했었다. 재방송으로 듣는다는 것, 좋아하는 음악프로그램을 한 번 더 들을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가 있다는 것, 그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살다보면, 한 번만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한편,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는 어리석은 말과 행동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그로인해 스스로가 두고두고 마음에 응어리가 지지 않도록 할 수도 있으리. 정든 사람과의 헤어짐의 아픔과 후회를 많이 줄일 수 있고, 하여 마음에 드리우는 그늘의 장..

카테고리 없음 2024.10.29

KBO 한국시리즈 5차전

대망의 꿈의 가을야구 무대, KBO 한국시리즈 기아 타이거즈(감독, 이범호)와 삼성 라이온즈(감독, 박진만)의 2024시즌 KS 5차전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광주 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펼쳐질 오늘의 5차전은, 정규리그 1위팀 KIA가 삼성에 3:1로 앞서 있어서 오늘 KIA가 이긴다면, 2017년도에 4승 1패로 한국시리즈의 우승에 이어 통산 12번째 우승을 차지할 것이다. 나로서는 비로 이틀이나 순연된 1차전(기아 5:1승), 곧이은 2차전(기아 8:3승)의 TV중계를 봤을뿐, 3차전(기아 2:4패), 4차전(기아 9:2승)은 여행 일정으로 볼 수 없었다. 오늘은 기아의 KS 우승도 걸려있어서 끝까지 TV중계 시청을 할 것같다. 기아타이거즈의 선발 투수는 양현종(36)으로 (삼성의 선발 투수는 이승현..

카테고리 없음 2024.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