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가기 전에
안성 비봉산을 찾아 간다.
가을 단풍이 좋기로는
죽산면의 칠장사에서 올라가는
'칠장산 둘레길'의 단풍이지만,
오늘은 인연이 닿지 않아
시청 뒤의 비봉산을 찾아 가는 길이다.
어차피 비봉산 정상까지는 못 가지만,
팔각정(비봉정)에 올랐다가,
약수사로 내려오는 길만 걸어도
단풍나무길을 걸을 수 있느니.
다만, 단풍색에 빠져
아내가 부탁한 심부름은
잊지 말아야겠지.
오늘 저녁, 어머니 기일을 맞아
제사상에 올릴 떡이며, 사과, 대추,
그리고 생전에 아버지가 좋아 하시던
닭 한 마리면 상차림은 완성된다 하였다.
생선이며 나물이며, 각종 과일이며
언제 아내는 상차림 준비를 다했을까.
그러나 오후 1:20,
서인사거리의 성모병원 입구에서
70번 시내버스를 내렸다.
바로 앞에 중앙시장이 있기도 하지만,
아직 제대로 된 단풍을 만나기는 이른 탓이다.
일 주일 후라면 몰라도.
비봉산을 오르겠다고 길을 나섰다가,
안성전통시장만 둘러보는 것,
이것도 단풍과의 인연이 닿지 않은 것인가.
그래도 단풍미련이 남아서
안성낙원역사공원에 와서 단풍미인을 찾았더니,
아직은 단풍구경이 이르다고 하더라.
갈 곳 없고, 할 일 없는 노년의 어르신들만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안성맞춤시장'으로 가는 길에
시방 '추억의 거리'를 들러 가고 있다.
결국 중앙시장까지 진출하여
아내가 부탁한 제수용품을 샀는데,
높은 물가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그래도 왕대추 맛이 기막혀서
두 손녀딸을 위해 두 팩을 더 건졌다.
한 팩이 만원인데, 세 팩에 2만원이면
수지맞은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