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69

다시 오마, 제주도여!

호텔 앞에서 281번 좌석버스를 타고 한라산 성판악을 넘어 제주시청에서 버스를 환승하여 동문시장으로 들어왔다. 손녀딸들이 좋아하는 감귤초콜릿도 사고, 에서 벼르고 별러왔던 고기국수를 시켰으니, 이제 탐라광장에서 산지천을 따라 제주항으로 가서 목포로 가는 여객선을 타면 배가 알아서 목포항에 데려다 줄 것이고, 목포역에서 KTX열차를 타면, 고속열차가 알아서 천안아산역에 데려다줄 것이고, 마침 아들이 차를 가지고 역으로 나오기로 되어 있느니! 고기국수에는 반찬으로 나온 배추김치, 깍두기김치, 그리고 황게장이 일품이었다. 배 타러 가는 길에, 김만덕 기념관 말고, 김만덕객주에 들렀으나, 술은 생략하였다. 오후 1:40에 출항하는 목포행 (27,000t)는, 제주에 올 때 탔던 바로 그 배였다. 끝.

카테고리 없음 2024.05.03

제주도를 떠나며

제주도에서 꿈같은 열흘을 보냈다. 봄날은 간다. 이젠 오고 가는 봄을, 봄이 오면 오는대로, 가면 가는대로 지연의 이치대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는 것이 넘치지 않게, 부족하지도 않게 자족하는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봄날은 간다 노래 백설희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 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 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카테고리 없음 2024.05.03

종달리해변 가는 길

동부 일주 해안도로를 따라 서귀포시 남원읍으로 가다가, 무텩대고 종달리에서 하차, 본의 아니게. 올레길 21코스를 걷게 되었다. 지미봉 아래의 올레길에서 종달리 해안길을 따라가다가, 바닷가 편의점을 만났으니, 반건조 오징어구이에, 미리 준비한 감귤막걸리에, '한라산 1950, 25' 소주에 취하여 바라다 본 우도며 성산일출봉이 너무 좋아서 피곤을 달랠 수 있었다. 사실 해안으로 나오는 돌담길에서는 다리 통증이 최고조에 달했으니까. 알봉을 바라보머 마침내 올레 1코스를 걸어서 서귀포로 가는 201번 버스를 탔으니, 이젠 살았나, 싶더라. 그으래, 길은 끝나라고 있는 법이니까. 길엔 처음과 끝이, 시작과 마지막이 공존하는 법이니까. 이제사 나는 어렴풋이나마 알겠다. 왜 사람들이 제주 올레길에 열광하는지, 한..

카테고리 없음 2024.05.02

함덕해수욕장 가는 길

제주의 많은 해수옥장 가운데 우도의 산호해수욕장, 한림의 금능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과 더불어 삼양검은모래해변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조천의 함덕해수욕장을 찾아간다. 청명한 날씨는 영락없이 가을 날씨를 닮았다. 5월의 봄날에 꿈에 그리던 함덕해변이라니! 내일이면 제주도를 떠나야 하는데, 이런 행운과 행복이 어디 있으랴. 함덕 서우봉해수욕장에서 맨발로 해변산책을 하고, 올레길 표지는 뚜렸한데 갈 곳을 잃었다. 사는 게 무엇인가. 알고 있다는 지식 따위가 무엇인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참인줄 알고 사는 인생은 무엇인가. 모든게 꿈이요, 환상이요, 환각이 아닐 것인가. 풍경이 너무 좋아도 슬픔은 북받치는 것인가.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에 물들고 말았다.

카테고리 없음 2024.05.02

용두암 가는 길

호텔 앞 정류장에서 281번 좌석버스를 타고 한라산 성판악을 넘어 제주시로 간다. 내일은 오후에 제주항에서 목포로 배를 타고 가서 KTX열차로 우리는 천안아산역으로, 처제부부는 용산역으로 가는 까닭에 오늘 제주시 관광을 하기로 했다. 제주시 용담동에서 용연교를 건넌 후, 용두암으로 가고 있다.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은데도 다리의 통증은 심해져서 화가 날 지경이다. 오늘 나는 제주의 해안길에서 얼마나 잘 걸어낼 수 있을까. 제주시 동문시장으로 들어와 오메기떡과 메밀빙떡을 만났다. 못먹어본 사럄은 있어도. 한 번 먹은 사람은 없다는 먹거리. 이제 함덕해변으로 가서 볼거리, 즐길거리를 찾아볼 차례다. 용두암

카테고리 없음 2024.05.02

제주에 부는 바람

나는 제주에 부는 바람이 좋아라. 이번 제주 여행길에서는 수윌봉에도 송악산에도 모슬봉에도 사라봉에도 우도봉에도 성산봉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그래도 바람이 좋아라. 바람에 실려가는 귤향기도 좋고, 바다에서 해원을 흔들며 불어오는 삶을 살 맛나게 하는 바람이 좋아라. 어제는 곶자왈에서 5월의 첫 날을 시작해서 오설록의 차밭으로 발길을 이어갔으니, 오늘은 제주에서의 사실상의 마지막 날 여행길이니만큼 제주의 해안길을 두루두루 찾아보고 싶다. 처제부부에게 멋진 제주바다 풍경을 선물하고 싶다. 이래도 하루가 가고, 저래도 하루가 간다. 어떻게도 흘러가는 하루라면, 내가 자진해서 하루를 설계하고 기획하고 요리하고 잘 살아내고 싶다. 바람따라 구름따라 강물따라 흘러간다 해도 온전히 그 바람을 맞이하고, 그 바람과 하나..

카테고리 없음 2024.05.02

오월애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른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남도의 강진의 영랑생가에 피어난 모란꽃이 문득 그립다. 해남 땅끝으로 삼남길을 완주하던 날의 벅찬 기쁨과 알지 못할 슬픔까지도 이제와 그립다. 첫 부임지 장흥에서의 탐진강 은어 천렵 시절도 못견디게 그립다. 보성의 차밭도 그립고, 영암 월출산 자락의 기찬멧길과..

카테고리 없음 2024.05.01

오설록 가는 길

제주곶자왈도립공원에서 택시를 타고 오설록으로 들어왔다.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쉽게 오지 못 할것이다. 오른쪽 다리가 성해질 때까지는. 시방 오설록은 근로자의날을 맞아 외국인을 포함하여 많은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그린롤케익, 녹차라떼, 세작 다구, 제주말차소프트, 우유소프트 등을 시켜 맛보았으나, 우리에게는 제주 도새기가 들어간 순대국만 못 한듯 하였다. 그러나 오설록에 왔으니까,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혼자가 아니라 넷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차밭에서 잘 놀고 있다. 곶자왈에서는 세 시간쯤 놀았는데! 아내도 처제도 동서도 동심으로 돌아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산책 중이다. 서귀포로 돌아와서, 매일올레시장 갸는 길에 '국밥 한그릇의 위로! 오늘도 88국밥'에서 순대국밥에 돔베수육으로..

카테고리 없음 2024.05.01

곶자왈도립공원 가는 길

성판악을 넘어 사려니슾으로 가는 버스를 놓치고, 대신에 정반대 방향의 곶자왈도립공원을 찾기로 했다. 울산에서 왔다는 처자도 함께 길 걷기를 시작했지만, 나로 인한 우리 일행의 달팽이 걸음으로는 올레꾼인 그녀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헤끌락 쉼팡 (조그마한 쉼터)에서 1코스 '테우리길'을 걷기 시작했다. 곶자왈도립공원을 조성하고 많은 탐방객들이 편하게 길을 걷는 것은 좋지만, 예전 무릉리에서 오설록으로 혼자 걷던 곶자왈의 운치는 찾기 어렵게 되었다. 전망대까지 대정읍 신평리마을회 이장이신 김정준 님이 데뷔 해설을 해 주셨다. 이곳에서 오찬이길 대신 빌레길을 따라 걷다가 한수기길로 해서 다시 테우리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나도 숲해설을 하면서 이곳에서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5.01

5월이 찾아 왔네!

어쩌다가 새벽에 KBS콩으로 (진행, 전기현)을 재방송으로 듣다가, 영화 라든가에서 home과 house의 차이를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오늘이 5월의 첫 날이고 근로자의날인데,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이 있고, 음력 초파일의 부처님오신날의 공휴일도 있어서 가정의 달이라 부를만 하기 때문이리라. 가족간의 유대와 사랑이 깃든 home과 그저 건축물로서의 house의 차이야 누구나 다 아는 것이지만, 과연 자신이 주거하고 생활하는 공간이 home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세상 사람들이, 산천초목 등 삼라만상이 잠 든 새벽에 KBS클래식FM의 (진행, 정만섭)을 듣고 있다.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의 피아노 연주로 슈만의 '휴머레스크'를 감상하고, 차이콥스..

카테고리 없음 202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