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에 관한 책 5권을 도서관에 반납하러 가는 길에 걸어서 동네 한바퀴를 돌기로 했다. 열흘 간의 제주여행에서 돌아온 후의 기분좋은 피로감에, 예전 같지 않은 봄날의 기운이 느껴진다. 두 손녀딸은 연휴를 맞아, 아빠 엄마와 함께 대구의 외할머니댁에 내려갔고, 인천의 손자는 중간고사가 끝나서 아빠 엄마와 함께 오후에 안성에 내려 오겠단다. 한 때의 좋은 시절은 왜 이렇게 도망쳐서 달아나듯 빨리빨리 지나가는가. 그리고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그만큼 더욱 애틋한 것이지만. 어제 오후 해거름에 목포대교 아래를 지나 유달산를 바라보며 목포항으로 들어오는 페리호에서도 문득 젊은 시절의 목포살이 10년 세월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더라. 바다를 보면, 또 속초 조양동 아파트 19층에서 동해에 떠 오르는 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