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주에 부는 바람이 좋아라.
이번 제주 여행길에서는 수윌봉에도 송악산에도 모슬봉에도 사라봉에도 우도봉에도 성산봉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그래도 바람이 좋아라.
바람에 실려가는 귤향기도 좋고,
바다에서 해원을 흔들며 불어오는
삶을 살 맛나게 하는 바람이 좋아라.
어제는 곶자왈에서 5월의 첫 날을 시작해서
오설록의 차밭으로 발길을 이어갔으니,
오늘은 제주에서의 사실상의 마지막 날 여행길이니만큼
제주의 해안길을 두루두루 찾아보고 싶다.
처제부부에게 멋진 제주바다 풍경을 선물하고 싶다.
이래도 하루가 가고, 저래도 하루가 간다.
어떻게도 흘러가는 하루라면,
내가 자진해서 하루를 설계하고 기획하고 요리하고 잘 살아내고 싶다.
바람따라 구름따라 강물따라 흘러간다 해도
온전히 그 바람을 맞이하고, 그 바람과 하나 되어
그 바람에 실려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