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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동창 모임

아침빕상머리에서 아내에게 오늘은 독감예방접종을 받으러 가자고, 12월중에 정기 건강검진 날짜를 예약하자고 말했다가, 아내는 뜬금없이 대천해수욕장엘 가야 한단다. 예전에 함평 학오름 계모임 이후, 두 서너번 만남이 있었던 아내의 여고동창 모임이 대천해수욕장에서 있다는 것인데, 갑작이 연락을 받았나 보았다. 그런데 밥숟가락 놓자마자 평택역으로 달려간 아내가 08:24, 대천역 가는 장항선 열차표를 용케도 예매할 수있었다니, 잘 되었다. 12시 약속시간까지는 넉넉하게 도착할 수 있을테니. 가을에는 그리운 사람이, 그리운 추억이 불쑥불쑥 돋아나는가. 행장을 차려 길을 떠나는 나는, 갈 곳이 너무 많아서 정작 갈 곳이 딱히 없어서 길 위에서 길 물을 곳이 없어서 한참을 길을 헤매다가, 일단 펑택역으로 나가기로 하..

카테고리 없음 2024.10.21

시 읽는 즐거움 3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춘향유문 서정주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지난 오월 단옷날, 처음 만나던 날 우리 둘이서 그늘 밑에 서있던 그 무성하고 푸르던 나무같이 늘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 저승이 어딘지는 똑똑히 모르지만 춘향이 사랑보다 오히려 더 먼 먼 나라는 아닐 것입니다 천길 땅 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도솔천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더라도 그건 결국 도련님 곁 아니에요? 더구나 그..

카테고리 없음 2024.10.21

시 읽는 즐거움 2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건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항해일지 28 _ 한려수도 물길에 사량도가 있더라 김종해 사량도 눈썹 밑에 노오란 평지꽃이 눈물처럼 맺힌 봄날 나도 섬 하나로 떠서 외로운 물새 같은 것이나 품어 주고 있어라 부산에서 삼천포 물길을 타고 봄날 한려수도 물길을 가며 사랑하는 이여 저간의 내 섬 안에 쌓였던 슬픔을 오늘은 물새들이 날고 있는 근해에 내다 버리나니 우는 물새의 눈물로 사량도를 바라보며 절벽 끝의 석란으로 매달리나니 사랑하는 이여 오늘은..

카테고리 없음 2024.10.21

시 읽는 즐거움

오늘은 한강 장편소설 , 김정현 장편소설 을 읽고, 시 읽는 즐거움에 빠지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미시령 노을 이성선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어깨에 툭 내려앉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 '우주가 된 벌레 시인', 이성선 시인은 강원도 속초에서 6년을 살 때, 세 번..

카테고리 없음 2024.10.20

소설 <아버지의 눈물>을 읽다가

엊그제 영화 과 을 보러 평택CGV영화관으로 갔다가, 막간에 서부역 광장 근처의 에서. 전시회 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는 평택에서 성황리에 전시회가 끝났다는 전언과 함께. 그래서 IMF시절, 가정과 사회로부터 설자리를 잃어버린 이 시대 아버지들의 초상을 그린, 김정현 소설가의 가 떠올라서, 오늘 그의 소설 (2010)을 도서관에서 빌리게 되었다. 점심으로는 서울 도봉동의 처제가 택배로 보낸 5개나 되는 닭다리의 튀김&볶음요리에, 그 사실을 모른채 때맞춰 마트킹에서 데려간 대통주가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었다. 술기운에 만난 김정현 장편소설 은 각별할 것같다. 두 아들도 아버지인 이상, 읽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내가 먼저 소설을 읽고 호평을 하게 된다면! 김정현 장편소설 은, 영화 이 한 번..

카테고리 없음 2024.10.20

10월의 진사도서관 가는 길

10월의 '안성시립 진사도서관' 가는 길, 오랜만에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고, 시나브로 단풍색이 짙어지는데, 바람세례 받으며 바람의 손에 떠밀려 흘러갔다. 지난 여름의 폭서를 기억하기엔 비 갠 후의 찬 바람의 기세가 대단하다. 도서관에는 예상대로 한강 작가의 소설은 모두 대출되었단다. 그럴 것이다. 여기라고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한강의 열풍을 비켜갈 수 없었겠지. 그냥 도서관을 나오기엔 거시기하고 머시기해서 김정현 장편소설 과 이성선 시선, 정호승 시집 , 그리고 신경림의 소리내어 읽고 싶은 우리 시 을 대출받았다. 한강 작가로 인해 소설이며 시를 다시 만나 읽게된터라 시를 읽는 즐거움이 있고, 소설이나 수필 등 문학에 대한 갈증을 다소라도 해소시킬 수있는 가을이면 좋겠다. 별을 보며 이성선 내 너무 별을 ..

카테고리 없음 2024.10.20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다

마침내 한강 작가(53)의 장편소설, 를 읽었다. 만약 그가 한국인 최초로 올해의 노벨문학상을 받지 않았더라면 읽지 못했을 소설이다. 1948.4.3~1954.9.21까지의 '제주 4.3 민중항쟁'은 일본 패망후 한반도를 통치하게 된 미군정하에서 친일세력의 재등장과 남한 반쪽 정부수립으로 인한 남로당의 반기에 휩쓸린 무고한 제주도민 수만명이 희생된 끔찍한 역사적 사건이다. 책 말미에 한강 작가는, 이 아픔과 고통의 책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라고 썼다. 또한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한 자료도 소개했는데, , , , , , , , , , , , , , , 등으로 방대한 자료에 놀랐다. 한강 작가의 글쓰기 작업에 경의를 표하며, 이젠 그의 다른 소설, , , , , , 소설집 을 만나고 싶다.

카테고리 없음 2024.10.20

KBO 프로야구 이야기

'용이동 걷고 싶은 길'의 산책길에서 돌아와, 바람 부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지는 2024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 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4차전의 경기를 8회부터 TV시청했다. 5전 3선승제의 대결에서 현재 삼성이 LG에 2:1의 전적으로 앞서고 있는데, 9회초 현재 삼성 팀은1:0으로 앞서고 있다. 광주가 고향인 나로서는 연고팀인 최강 기아 타이거즈 (감독, 이범호)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데, 기아 팀엔 거물 신인 타자 김도영(21)이 있어서 홈런, 도루 부문에서 신기록을 기록했다 한다. 올해 한 번도 프로야구 TV시청을 못한 나는 한국시리즈에서의 김도영 선수의 활약이 보고 싶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특히 프로야구는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같다. 9회말 2사 후에도 야구..

카테고리 없음 2024.10.19

가을이 머무는 곳에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를 다 읽고, 를 읽다가, 비가 그친 틈을 이용해 '용이동 걷고 싶은 길'을 따라 산책길에 나섰다. 대체 인간의 본성은 성선설, 성악설 중 어느 것에 기초한다기 보다는 양면이 공존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겨우겨우 인간세상이 유지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고, 그 때문에 기쁨과 슬픔이, 날실과 씨줄로 엮어져서 세싱살이가 이어지는 것이리라. 양심의 잣대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가에 따라, 폭력과 전쟁이 난무하기도 하고, 잠깐의 평화라도 깃들기도 하는 것이다. 가을이 머무는 곳에, 더디 왔다가, 잠깐 머물다가, 금방 가버리는 가을의 한복판에서 인생을 생각한다. 너무도 빨리 연기처럼 안개처럼 사라지는 인생, 아침 이슬처럼 햇빛에 금방 사라지는 인생,..

카테고리 없음 2024.10.19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다가

한강 작가의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2021)의 뒷표지에는 2024 스웨덴 한림원으로부터 노벨문학상 수상 선정이유가 적혀 있다. "한강은 모든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범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각각의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지니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로 자리매김했다." 장편소설 로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을 수상하고, 한국인 최초, 그리고 동양인 여성 최초로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53)에게는 번역자 데버라 스미스(37)라는 영국인 여성이 있었다. 지금 한강 작가의 를 100p쯤 읽고 있는데, 작가의 시적 산문의 문장이며 제주도 토속 사투리의 경우에,..

카테고리 없음 2024.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