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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황토길 가는 길~

류은경의 , 신야 히로미의 에 이어 구도 가즈히코의 을 두 번째 읽었다. 우선 건강과 관련하여 위 책 3권이면 이론으로 무장하였으니, 실제로 아산 용곡공원의 맨발 황토길을 찾아 걷기로 했다. 6월이라, 어젠 집에서 책을 읽으며 쉬었으니, 오늘이 안성에서 첫 외출인 셈이다. 평택역으로 가기 위해 백성운수 370번 시내버스를 탔더니, 버스 뒷문 유리창에 A4용지에 쓰인 글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맑고 향기롭게,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어제 하루 술을 참았다고 이렇게 뱃속이 편할 수가 있나. 다리의 통증도 어지간히 완화된 듯도 싶고, 우선은 이렇게라도 몸의 상태가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이다. 그래, 지금까지는 잘 되었다! 아산역1번 출구를 나와 노랑다리를 건너고, 천안아산상생협력센터를 지나 용..

카테고리 없음 2024.06.03

집에 돌아오니까,

집에 돌아오니까, 좋다. 5월 달력이 아직 제 자리에 붙어 있고, 아내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마지막이니까 하고 냉장고에 넣어둔 지평생막걸리도 여전히 날 기다리고 있고, 오후 6시가 되니까, 기다렸다는듯이 FM라디오에선 '세상의 모든 음악'이 흘러 나온다. 저녁 밥상엔, 맛이 기막힌 갈치 구이, 돼지 목살 상추쌈이 등장해 외지 음식에 길들일뻔한 입맛을 사로 잡았다. 후식으론 완두콩과 참외가 선보였으니, 집에 돌아오니까, 좋다. 집에 돌아 오기 위해 길을 떠난다 하더니, 집밥의 소중함을 알겠다. 하마터면 아픈 다리로 2층 계단을 오르 내리고, 화장실과 세면실, 주방이 별도 공간에 있어서, 고생께나 했을 주문진의 달방은 아무래도 한동안 비어 있을 것이리니. 무엇보다 무릎 통증을 압박하는 무거운 배낭에서 ..

카테고리 없음 2024.06.01

잠룡이 되리라

이젠 세상 물정 다 떠나서 침잠하리라. 잠룡이 되어 비룡을 꿈꾸리라. 세상어 태어나서 해 볼 것은 웬만큼 해 보았고, 갈 곳은 원만큼 가 보았고, 이젠 은빈낙도가 되어 살아도 좋으리. 묵호역에서 10:39분발 강릉행 누리호 열차를 기다리는 플렛폼에 예고된 비가 내리고 있다. 아침에 이곳 묵호역으로 올 때도 혼자 내렸더니, 강릉으로 갈 때도 나 혼자 탈 모양이다. 혼자 떠난 여행길이 낯 선 것 천지일 줄은 알았지만, 여전히 객지에서는 낯 설기만 하구나. 그래도 열차는 제 시간에 와 주었다. 그러면 되었지. 지금 나는 인도나 네팔을 여행하는 것이 아니니까. 강릉엔 억수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평택이나 이천 가는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오후 11:50, 일단 원주로 가기로 했다. 그곳에서 여주로 갈 수 있으면..

카테고리 없음 2024.06.01

묵호 가는 길

강릉 옥천동 황실사우나를 나와 길에서 길을 묻다가, 강릉역으로 가서 06:27분발 묵호행 누리호 셔틀열차를 탑승할 수 있었다. 간밤에 잠을 설친 탓으로 여행길이 얼마나 즐거울런지. 동해시 묵호는 내가 좋아하는 또 하나의 동해안 마을이어서 어제의 피곤하고 지친 몸과 마음에도 불구하고, 불원천리 찾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비 소식이 있어서 저윽이 걱정이 되긴 한다. 그러나, 정동진역을 지날 때는 동해 바다에 해가 비추었다. 묵호역에서 묵호항으로, 묵호 등대 오름길에서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논골담길에서 나이 지긋한 현지 주민인 여자 어르신의 신세타령을 듣다가, 무릎 통증이 심해지는 것 같더라. 08:20, 묵호등대 아래에 도착. 그러나 9시가 되어야 문을 연단다. 도째비골도 그러하겠지. 결국 기다렸다가, 묵호..

카테고리 없음 2024.06.01

주문진 가는 길

강릉 경포대를 내려와 선교장을 지나 오죽헌으로 가서 시내버스를 환승하여 주문진으로 간다. 주문진항에서 주문진해변을 걸어 향호리 버스 종점으로 가는 것이 목표다. 내 다리에 걷는 힘이 남아 있기를! 주문진항에 들렀다가, 골뱅이 만 원어지 사면 삶는 데에 오천 원이라니, 포기하고 대신에 하늘 내린 인제 곰배령의 '곰취 생막걸리' 한 병에, 오이 두 개, '순창 쌈장' 하나 사들고 바닷가 해안길을 걸었다. 등대 아래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촬영지였던가, 오리나루 쯤의 주문 7리 마을회관 앞에서 가슴께로 언뜻언뜻 보이는 바다 수평선을 보며 특별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처음 먹어보는 곰취막걸리가 지난날 숱한 밤을 보냈던 민박집이 즐비한 길 위에서 날 향수에 젖게 한다. 방금 노가다 일하시는 3년 ..

카테고리 없음 2024.05.31

경포대 가는 길 2~

솔향 강릉의 강문해변을 빠져나와, 강문솟대다리를 건너 경포호로 가는 길, 갑자기 안개더미에 포위되었지만, 5월의 마지막 날 햇살이 곰삼맞다. 공식적으로는 봄날의 향기를 실은 마지막 봄바람 줄기에 몸을 맡기고, 한들한들 소풍가듯 바우길을 걷고 있다. 좋다, 좋구나. 마침내 아내와도 통화가 되었지만, 이 좋은 곳으로 아내가 올지 말지는 순전히 아내 몫이다. 때로는 모른척하고 행운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것도 행복이 될 수 있는 것을! 어쩔그나, 어쩔그나. 경포대에 당도하니, 호수 건너편으로 경포대 누각이 있는 쪽의 산등성이의 소나무들이 죄다 병이 들었구나. 교산교 난설헌교를 건너 허균 허난설헌 생가터로 가는 송림숲에서 나는 망중한 삼매경에 빠져 있다. 명품 둘레길인 강릉바우길, 해파랑길이 사이좋게 지나는 길 위..

카테고리 없음 2024.05.31

경포대 가는 길

경포호 호숫가 길을 걸어 경포대에 올랐다가, 경포해수욕장에서 해변길을 걷고 싶다. 어젠 관동팔경 중에 양양 낙산사 의상대에 올랐으니, 오늘의 강릉의 경포대에 오르리라. 경포대 가는 길이사 여럿 되지만, 내가 주로 선택하는 '강릉 바우길'은, 6월 초순께 시작하는 '강릉 단오제'의 난장이 열리는 남대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의 솔바람다리에서 강릉항으로, 그리고 송림숲 산책로가 예쁜 해안가 사잇길을 걸어 송정해변을 지나, 강문항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경포천을 따라 경포호로 흘러들면 호수둘레길을 걸어 경포대에도 오르고, 경포해수욕장도 만나는 것이다. 도중에 허균, 허난설헌 생가에 들르연, 멋진 소나무숲이 있지만, 다리 무릎 형편을 봐서 선택하도록 하자. 어제 오후부터 15시간, 내 몸을 의탁한 '황실 찜질방'을 ..

카테고리 없음 2024.05.31

양양 낙산사 가는 길

영랑호를 나와 설악산으로 들어가는 7번 시내버스를 탔지만, 대포항 지나 설악해맞이공원에서 내렸다. 등산화가 아닌 운동화 차림으로는 산행도 어려울 것이리. 바닷가엔 '인어 연인상'이 날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푸른 바다의 파도소리가 날 보고 반갑다, 반깁다. 소리를 지르고 하얀 손을 마구 흔들어댄다. 그래 여기 오기를 잘 한 거야. 이제 설악골에서 흘러내린 쌍천을 건너면 양양 물치항이고, 양양 낙산사로 가는 길의 정암해변이 날 기다리고 있다. 해파랑길과 낭만가도길이 나란히 지나는 해당화기 핀 해안길을 걸으며, 지난날의 숱한 추억을 되새겨 보리라. 오봉산 낙산사 일주문에 들어가, 홍예문에서 원통보전으로,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통해 해수관음보살상을 뵙고, 보타전으로 내려와 의상대에 올랐다. 수학여행 온 학..

카테고리 없음 2024.05.30

영랑호 가는 길

속초 청초호 인근의 속초해수피아를 나와 영랑호 가는 길, 속초의 나폴리, 장사항으로 가서 속초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영랑호와 실로 몇 년만의 해후인 것인가. 고성의 대진 가는 첫 버스를 타고 장사항으로 나왔다. 하룻만에 다시 보는 동해 바다는 변함없건만, 욕망으로 가는 전차와 같은 인간의 마음은 오염되기 쉽나니, 부산 오륙도로부터 올라온 해파랑길을 따라 장사항 해안길을 걸었다. 지난날 숱하게 찾았던 영랑호에서 울산바위도 만나고, 이젠 상시적으로 산행길이 열렸다는 달마봉도 만났다. 이곳에서 청대산은 보이지 않지만, 병풍처럼 둘러싼 태백준령 산맥의 뻗쳐오름에 위안이 된다. 바라만 보아도 좋은 설악산이, 저기 저 산맥 가운데 솟았구나. 이제 나는 만사 제쳐놓고, 속초를 떠나련다. 미련 따위는 갖지 말자. 엊저..

카테고리 없음 2024.05.30

속초 가는 길

건강서적 , 을 재독 하고서 웬만큼 건강에 자신이 붙고, 하여 마침내 도보 걷기 여행자로서의 본분을 찾아 혼자 길을 나섰다. 지난날 6년을 살았던 강원도 속초 가는 길, 새로 길이 열렸다는 '외옹치 바다향기길'도 보고 싶고, 총 10개 코스로 확장 운영되고 있다는 속초둘레길도 걷고 싶다. 지난날 아내와 함께 속초둘레길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로 속초 땅을 누볐던 시절이 그립기만 하다. 나중에 가야지, 나중에 가야지 하고 속초나들이를 미루었는데, 지금이라도 가까스로 건강이 받쳐줄 때 더 이상 미루지 않고, 그리운 속초 땅의 하늘과 산과 들과 바다와 호수, 그리고 거기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함께 고속버스를 타고 온 동갑내기 남자와 속초해변에서 외옹치해변으로, 그리고 처음으로 '바다..

카테고리 없음 202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