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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 가는 길

걷기 여행자 2024. 5. 31. 07:02

경포호 호숫가 길을 걸어 경포대에 올랐다가,
경포해수욕장에서 해변길을 걷고 싶다.
어젠 관동팔경 중에 양양 낙산사 의상대에 올랐으니,
오늘의 강릉의 경포대에 오르리라.

경포대 가는 길이사 여럿 되지만,
내가 주로 선택하는 '강릉 바우길'은,
6월 초순께 시작하는 '강릉 단오제'의 난장이 열리는 남대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의 솔바람다리에서
강릉항으로,
그리고 송림숲 산책로가 예쁜 해안가 사잇길을 걸어 송정해변을 지나,
강문항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경포천을 따라 경포호로 흘러들면
호수둘레길을 걸어 경포대에도 오르고,
경포해수욕장도 만나는 것이다.
도중에 허균, 허난설헌 생가에 들르연,
멋진 소나무숲이 있지만,
다리 무릎 형편을 봐서 선택하도록 하자.

어제 오후부터 15시간, 내 몸을 의탁한
'황실 찜질방'을 나가면,
어제 하루동안 한 끼 식사를 했던 중앙시장의 광덕식당에서
또 한 번의 소머리국밥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안목행 버스를 타기로 하자.
그리고 그 다음에는 근심 슬픔 다 내려놓고
길을 따라 느리게 걷도록 하자.

예전에 단골로 다니던 '황실'찜질방을 나서는데, 진부에서 감리 일을 하며 장기 숙박하는 분의 팁에 따라
오늘 저녁 찜질방을 예먁하고 무거운 짐을 로커에 맡겼다.
그리고 홀가분한 차림으로 소머리국밥으로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야시장(금,토)이 열리는 월하거리를 통해 중앙시장으로 왔다가,
처음으로 부산식당에 왔더니,
강릉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백년가게'가 아닌가.
하여 이틀 만에 '처음처럼'을 한 병 다 비우고, 행복하다.
까짓것, 지금처럼만 살아도 행복하겠다.

처음으로 탄 시내버스가 안목항 가는 길에 송정해변을 지난다 하여
급히 내려
07:35, 딴봉산책로라는 송림숲으로 들어왔다.
꼭 걸어야만 좋은 것인가.
'솔향 강릉'에 와서 소나무숲에 들어 산림욕 하는 것도 힐링 치유가 아닐 것인가.
이대로도 행복하다, 행복하다 하자.

'강능 바우길'이 지나는 해안가 송림숲에서 동해바다를 바라보다가,
급기야 맨발로 해번길을 걷기로 했다.
너무나 짧은 인생 길어서 누리는 행복은 오죽 간절할 것이냐.
이곳으로 아내를 초대하여 내일은 정동진으로 가서
심곡항의 바다부채길이며 금진항까지 아름다운 길, '헌화로'를 걷고 싶은데,
아내와 전화 연락이 안 된다.
20분 전에 통화했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송림숲 사잇길을 맨발로 걷고 있다.
해변길은 햇볕에 뜨겁게 달구워져가고  있으니까.
바닷가 송림숲이 좋다. 맨발걷기가 좋다.
이게 고작 술 때문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그러다가, 경포대해변과 맞닿은 강문해변에서 맨발걷기를 할 때는,
돈 많은 사람들도 부럽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