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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 가는 길 2~

걷기 여행자 2024. 5. 31. 09:14


솔향 강릉의 강문해변을 빠져나와,
강문솟대다리를 건너 경포호로 가는 길,
갑자기 안개더미에 포위되었지만,
5월의 마지막 날 햇살이 곰삼맞다.
공식적으로는 봄날의 향기를 실은 마지막 봄바람 줄기에 몸을 맡기고,
한들한들 소풍가듯 바우길을 걷고 있다.
좋다, 좋구나.
마침내 아내와도 통화가 되었지만,
이 좋은 곳으로 아내가 올지 말지는 순전히 아내 몫이다.
때로는 모른척하고 행운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것도 행복이 될 수 있는 것을!

어쩔그나, 어쩔그나.
경포대에 당도하니, 호수 건너편으로
경포대 누각이 있는 쪽의 산등성이의 소나무들이 죄다 병이 들었구나.
교산교 난설헌교를 건너
허균 허난설헌 생가터로 가는 송림숲에서
나는 망중한 삼매경에 빠져 있다.
명품 둘레길인 강릉바우길, 해파랑길이 사이좋게 지나는 길 위에서
허초희의 시도 한 수 만났구나. 솔바람이 좋다.

방금 둘째 여동생에게서 온 전화,
강릉에 갔으연, 요즘 뜨는 순두부짬뽕을 먹어야 한단다.
이제 10시가 갓 넘었는데, 벌써 점심이라니,
그러나 기회가 되면 시도는 해 봐야지!

초당 고택을 나와 다시 송림숲길을 걷고,
다시 경포호로 나왔다.
그리고 지난 봄의 화려한 꽃자리에 맺은 뽕나무 오디를 맛 보았으니,
행복하여라
그로부터 100m쯤 더 갔을까,
나보다는 연세가 더 윗길인 여자분에게서 기정떡을 다섯개나 보시받았다. 또 한 번 행복하여라.

그러다가, 이곳에 사는 어르신들에게서
경포대 주위의 소나무숲이
3년전 4월에 난 산불 때문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래도 경포대는 지켜냈으니 천만다행이지만,
그 너머는 많은 숲이 탔다는 말에 마음 아팠다.
그 무렵 옥계 산불도 났었지 않나?
오전 11:22, 경포대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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