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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호 가는 길

걷기 여행자 2024. 5. 30. 07:40


속초 청초호 인근의 속초해수피아를 나와
영랑호 가는 길,
속초의 나폴리, 장사항으로 가서
속초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영랑호와 실로 몇 년만의 해후인 것인가.

고성의 대진 가는 첫 버스를 타고
장사항으로 나왔다.
하룻만에 다시 보는 동해 바다는 변함없건만,
욕망으로 가는 전차와 같은 인간의 마음은 오염되기 쉽나니,
부산 오륙도로부터 올라온 해파랑길을 따라
장사항 해안길을 걸었다.

지난날 숱하게 찾았던 영랑호에서
울산바위도 만나고,
이젠 상시적으로 산행길이 열렸다는 달마봉도 만났다.
이곳에서 청대산은 보이지 않지만,
병풍처럼 둘러싼 태백준령 산맥의 뻗쳐오름에 위안이 된다.

바라만 보아도 좋은 설악산이,
저기 저 산맥 가운데 솟았구나.
이제 나는 만사 제쳐놓고,
속초를 떠나련다.
미련 따위는 갖지 말자.
엊저녁의 교훈으로 심기일전하여 다시는 술일랑은 벗하지 말자.

잘 있거라, 속초야.
차마 고성 땅으로 흘러들지 못할바엔
내사 남쪽으로 발길을 돌려
해 뜨는 고장 양양으로 가겠다.


                         인어 연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