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유월이를 세월의 강 너머로 떠나 보내고, KBS클래식FM에서 황덕호의 을 만나서 새로 맞이한 칠월과 함께 한 여름밤을 지치고 있다. 사는 것에 지칠 무렵이 되니, 온 몸과 마음이 아프게 되더라. 여름을 타는 것인가. 며칠 전엔 첫 버스로 평택역으로 나가 대천해수욕장으로 가서 맨발 걷기를 하려 했더니, 마침 서울 가는 급행전철이 들어오기에 처음으로 그 전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갔었다. 서울역 역사 뒷쪽에서 '서울로' 하늘길을 만나 걸었고, 남대문시장을 지나 덕수궁에서 고궁 산책을 했었다. 예전 같았으면 광화문 거리를 걸어 경복궁에도 가고 창덕궁에도 가고, 인사동을 지나 조계사에라도 들렀다가, 청계천으로 가서 물길 따라 걷다가, 내가 좋아하는 광장시장에서 빈대떡 부침개라도 찾았겠지만, 그 날은 왠일로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