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오면,
해운대해수욕장과 함께
꼭 들르는 곳이 자갈치시장이다.
부산엔 용두산공원이 있고,
태종대가 있고,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오륙도로 가는 이기대길이 있고,
대대포해수욕장에서 올라가는 몰운대가 있다.
부산에 오면 갈 곳이 많은데,
어쩌자고 아들은 택배로 전주모주를 네 병씩이나 보냈단 말인가.
지난 토요일에 생일상을 받고,
그 때 소주 한 병을 마셨더니,
다시 내가 술을 마시는 것을 알고,
기왕이연 소주 대신 약술인 모주를 마시라는 뜻인데,
알코올 도수가 있는 술은 모두 몸에 좋을 리 없잖은가.
그나저나 아내는 택배 때문에
집으로 빨리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성화다.
오늘 부산에 왔는데, 내일이라도 올라가야 한단다.
그렇다고 아내 혼자 가게 하고, 나 혼자
부산 여행을 계속해야 하나? 갈등이다.
서면역에서 지하철을 환승하여 자갈치시장으로 가다가 부산역에서 내렸다.
기왕에 서들러 집으로 갈 것이면,
내일 가나, 오늘 가나, 다를 게 무언가.
밤 늦게라도 집으로 가자, 하고
기치표를 알아보러 가기로 했다.
세상에 오늘 부산에 왔다가,
오늘 바로 집으로 가야 한다니, 속 상하다.
자갈치시장 순례길에서
꼼장어구이에 가자미생선구이에 선지해장국에 멍게회에
부산의 소주 '좋은 데이'를 마셨다.
그후, 국제시장을 지나 부평깡통시장으로 가서 오뎅도 먹고,
일본식 빙수도 먹고,
남포동 거리를 쏘다니다가,
천원빵 세트며 부산어묵 선물세트도 사고
부산역에서 08:31에 펭택지제역으로 가는 SRT열차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오후 10:42이면 평택지제 도착이니,
번개불에 콩 볶듯이
부산여행을 마치게 되었구나.
일체, 노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