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올지 모를 절임배추를 기다리다가,쪽파도 다듬어 났겠다,씻은 무우는 강판에 갈면 되는 거고,김장 직전에 양념도 버무리면 되는 거고,아내는 무에 걱정할 것이 그리 많은지,오후에 세 번째 허리주사도 맞을 겸,다시 한 번 물향기수목원으로 발걸음하는 날 두고 타박 일색이다.그렇다고 눈길을 뚫고 올 절임배추를이제나저제나하고 마냥 기다릴 순 없지 않은가.물론 김장 행사가 중요하기는 하다.그러나 설경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날이일년중에 며칠이나 될까.어차피 둘이서 하는 김장, 저녁에라도 할 수 있는 것이고,혹시라도 두 손녀딸에게도 김장 체험을 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을 텐데...결국 깅판에 한 개에 4,000원 하는 무우 3개와,한 개에 2,000원 하는 당근 3개를 갈고아내의 핀잔 속에 길을 나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