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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이야기

동백꽃 보기가 쉽지 않구나. 부산 해운대 동백섬, 여수 오동도 동백숲을 올해는 아무래도 찾아 갈 수 없으니! 장흥에서 3년, 목포에서 10년을 살면서 무던히도 동백꽃을 보았더니! 목포 유달산의 동백꽃길숲, 신안 압해도의 천사공원의 애기동백꽃들, 여수 금오도 비렁길을 걸으며 만난 동백꽃, 남해 바래길에서 만난 동백꽃, 해남 땅끝마을에서 송지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길에 만난 동백꽃 군락지, 진도 첨찰산의 동백꽃 군락지, 광양에서 매화마을로 도보여행 중에 만난 옥룡사지의 동백꽃 우거진 숲길, 강진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넘어가는 숲길의 동백꽃, 고창 질마재길이 지나는 선운사의 동백꽃 군락지, 서천 마량리의 동백숲 등 지난 날 내 발길이 닿은 동백꽃 숲길이 그립다. 게중엔 작년 초봄에 처음으로 세 여동생들과 여수 ..

카테고리 없음 2024.03.11

남도 가는 길

새벽에 재방송으로 KBS클래식FM의 (진행, 정만섭)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와 프레데릭 쇼팽의 (Pf. 마우리치오 폴리니), 요한 제바스찬 바흐의 (첼로, 모리스 장드롱)을 듣다가, 다시 한 번 마음을 움직여서 남도 여행을 결행하기로 하였다. 아내는 내일 봉사활동 일정이 잡혀 있어서 (오늘 하루 구례까지만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한데!) 혼자서 꽃을 찾아 떠나는 봄나들이가 될 것이다. 키에르케코르였던가. 결혼을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결혼을 하라고 말한 것은. 길을 떠나도 그냥 여기에 머물러 있어도 후회가 된다면, 일단 길을 떠나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새벽 5:50쯤에 평택역으로 가는 첫 버스를 타야 06:43발 여수엑스포행 무궁화호 열차를 탈 수 있을 것이고, 구례에..

카테고리 없음 2024.03.11

이별 연습

'나마스테'-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께 인사드립니다. 설악 아씨, 문승영의 를 읽거나, 거칠부의 를 읽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지난날 8일간에 걸쳐 혼자서 가이드, 포터 없이 좀솜에서 묵티나트 (3,800m)까지, 그리고 푼힐을 거쳐 나야풀로 나려와서 포카라로 귀환했던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기억이 새롭기만 하다. 우리는 사는 동안에 날마다 이별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누군가를 떠나 보내는 의식에는, 유한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우리가 만남과 이별을 통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역할을 다해가는 절차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 저녁에 의 '세상의 모든 음악'(주말진행, 안종호PD)을 들으며, 문득 '이별 연습'이 생각났다. 어차피 우리는 영원히 살 수가 없고, 누군가와 영원히 함께..

카테고리 없음 2024.03.10

미리 불러 보는 '사철가'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만은 세상사 쓸쓸하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하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줄 아는 봄을 반겨한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갈려거든 가거라. ~ 이 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와,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 말 들어보소. 인간이 모두가 백년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 살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 불여 생전에 일배주만도 못하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마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 마라, 가는 세월 어쩔그나." 예전 명창들은 판소리 다섯 마당을 시작하기 전에 단가를..

카테고리 없음 2024.03.10

백운산 가는 길 5

남도의 꽃잔치 마당을 찾아가려다, 이것 저것 다 놓치고 대안으로 생각한 것은 자나깨나 내 곁에서 묵묵히 날 기다리고 있는 믿음직한 백운산뿐이더라. 오늘은 일요일이라 병원이 문을 열지 않아서 엉덩이에 돋아난 종기치료도 못 하니, 그저 만만하면서도 마음 편한 백운산에 간다. 다만, 오늘은 코스를 특별하게 바꾸어서, 백운산 자락길에서 평택섶길(과수원길)로 접어들어 월곡마을을 지나고, 백운산 제 2봉으로 올라야지. 그리고 정상을 지나 절개지의 돌탑까지 다녀올란다. 남도로 길 떠나지 못한 한풀이 삼아서라도. 오늘은 웬일로 아내가 선선히 길을 따라 나섰다. 백운산 자락에서 경부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릏 지났고, 평택섶길(과수원길)을 지날 때는 보리밭도 보았다. 월곡마을을 지나 다시 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지났고, 지금..

카테고리 없음 2024.03.10

물 건너 간 '남도 가는 길'

갑자기(?) 근무일 없는 특별한 3일 연휴가 주어졌다. 선물같은 3일을 멀리 남쪽 지방으로 꽃마중이라도 가야지, 하고 별렸지만, 사나흘 전부터 엉덩이 한 쪽에 종기가 돋아나서 모처럼의 남도여행에 변수가 되었다. 처음엔 부산 동백섬으로 가고자 했다. 먼저 울산 태화강변의 십리대숲길을 걷고, 대왕암 출렁다리를 건너 방어진항으로 멋진 해안길, 해변길을 걷고 싶었다. 작년에 혼자서 이 길을 걷다가 너무 좋아서 두 번째는 아내와 함께 걸었었다. 태화강역에서 열차로 해운대로 가면, 부산 갈맷길을 따라 동백섬에 들렀다가, 광안리해수욕장으로 걸을 작정이었다. 오륙도로 가는 둘레길인 이기대길도 걷고, 다대포해수욕장에서는 명승지 몰운대에 올랐다가, 태종대에서 영도다리까지 해안 명승길을 걷고, 자갈치시장으로 와서 남포동 국..

카테고리 없음 2024.03.10

백운산 가는 길 4

어젠 야간, 내일은 주간근무, 징검다리 휴무일을 맞아 수줍어하는 삼월이를 데리고 백운산으로 가는 길, 봄나물이여 봄꽃이 터질 낌새가 없다. 남쪽 바다 건너 화신은 전해지는데, 중부지방은 아직 꽃 소식이 없다. 기다리는 꽃이사 한꺼번에 함성을 지르며 팝콘처럼 폭죽처럼 터지려는 것이겠지. 봄은 절로 오는 것이 아니야. 꽃이 피는 것도 때가 되기를 기다려야지. 봄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 헤프게 본색을 드러내지않아. 봄비가 내리고, 한바탕 봄바람이 불어야 못 이긴듯 봄처녀는 살랑살랑 봄바람에 실려 오는 거야. 꽃봉오리 터질 때를 학수고대하기는 꽃도 마찬가지이니까. 또한 꽃잔치에는 벌, 나비 등도 초대받아야 하거든. 웬일로 오늘은 아내가 선선히 길을 따라 나섰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백운산 가는 길 ..

카테고리 없음 2024.03.08

백운산 가는 길 3

혹여 길 위에서 반가운 봄색씨 삼월이를 만날까싶어 기대감과 설렘을 안고 백운산으로 간다. 바람이 그냥 차갑지만, 오늘은 따사로운 햇볕이 있어 걷기에 좋다. 언제부턴가 다리의 통증 때문에 나무 지팡이를 하나 챙겨 가고 있다. 목 운동도 할 수 있어서 애용하고 있다. 새벽에 읽은 책이 온통 '네팔 히말라야'에 관한 것이라, 혼자서 떠난 백운산(190m) 산행이 집 뒤의 동산에 다녀오는 듯 하면서도 오늘의 내겐 마치 히말라야 등산을 하는 듯 하였다. 그것은 산기슭에 이르렀을 때, 최고조에 달했으니, 배려심 깊은 누군가가 나무 지팡이 예 닐곱개를 만들어 소나무에 세워 놓았던 것. 나무 작대기가 두 개가 되니, 영낙없는 고산 트레킹을 나선 등반가 신세가 되었다. 자연친화적인 나무 쌍지팡이는 오늘로써 나의 반려목이..

카테고리 없음 2024.03.07

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살아갈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땅을 딛고 사는 가까운 곳에 내가 좋아하는 산책길이 있고, 산책길에 내가 좋아하는 나무 한 그루만 있어도 내가 좋아하는 책,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노래만 있어도 살아갈 이유가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가 내 버팀목이 되고, 비빌 언덕이 되고, 함께 인생의 사막을 건널 수 있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산다는 것은 살아가는 동안에 삶의 예행연습이 아니라 실전쌓기를 얼마나 치열하게 하느냐, 어떻게도 잘 살아내기를 하고, 마침내 잘 살아 남느냐에 달려있다. 산다는 것은 가슴이 불타서 까만 숯댕이가 되는 것처럼 그만큼 소중하고 절실한 것이다. 산다는 것은 하루하루 삶에 물들고, 물 위의 파문처럼 번져가고, 천길벼랑 낭떠러지에서 한 가닥..

카테고리 없음 2024.03.06

학교 가는 길

오후4시, 도서관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할인매장 에 들렀다. 그리고 두 손녀딸이 생각나서 빼빼로 크런치 (대형) 두개와 오레오 쿠키 2개, 그리고 로만밀통식빵 1개를 샀다. 처음에는 두 손녀딸이 전화를 안 받더니, 5분 후 큰 손녀딸이 영어학원이라며 동생도 함께 학원에 있다는 것 아닌가. 부모가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다 집에 가는 것이지만, 둘째는 이어서 피아노학원까지 가아 하니, 귀가시간은 어두뭐지는 6시경이 될 것이다. 이미 4년을 피아노학원에 다닌 큰애는 얼마 전에 피아노학원을 그만두었단다. 40분 가량을 학교 옆 편의점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작년 봄까지 3년 넘어 두 손녀딸의 하교 시간에 맞추어 왔다가, 이 곳에서 기다렸다가 집에 데려 갔고, 도중에 함께 놀이터에서 보내는 ..

카테고리 없음 2024.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