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꽃잔치 마당을 찾아가려다,
이것 저것 다 놓치고 대안으로 생각한 것은
자나깨나 내 곁에서 묵묵히 날 기다리고 있는
믿음직한 백운산뿐이더라.
오늘은 일요일이라 병원이 문을 열지 않아서
엉덩이에 돋아난 종기치료도 못 하니,
그저 만만하면서도 마음 편한 백운산에 간다.
다만, 오늘은 코스를 특별하게 바꾸어서,
백운산 자락길에서 평택섶길(과수원길)로 접어들어 월곡마을을 지나고,
백운산 제 2봉으로 올라야지.
그리고 정상을 지나 절개지의 돌탑까지 다녀올란다.
남도로 길 떠나지 못한 한풀이 삼아서라도.
오늘은 웬일로 아내가 선선히 길을 따라 나섰다.
백운산 자락에서 경부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릏 지났고,
평택섶길(과수원길)을 지날 때는 보리밭도 보았다.
월곡마을을 지나 다시 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지났고,
지금 11시가 가까운 시각, 백운산 제2봉을 쌍 지팡이에 의지하여
아내와 함께 산을 오르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하산코스는,
백운산 원시림지대인 주정동 (반제저수지)으로 내려가는 길.
오전 11:50 반제저수지 도착~.
그러나 공도읍으로 가는 버스편이 없어
호숫가 한우리정에서 휴식중이다.
그 후로 승두천을 따라 걸어서
용두리 집에 당도하니,
아내의 만보기엔 20,000보가 찍혀 있었다.

보리밭 사이로


배과수원 너머 백운산 전경


숲의 새싹들


산수유 꽃망울 터뜨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