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재방송으로 KBS클래식FM의
< 명연주 명음반> (진행, 정만섭)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교향곡 35번, 하프너>와
프레데릭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Pf. 마우리치오 폴리니),
요한 제바스찬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4번> (첼로, 모리스 장드롱)을 듣다가,
다시 한 번 마음을 움직여서 남도 여행을 결행하기로 하였다.
아내는 내일 봉사활동 일정이 잡혀 있어서
(오늘 하루 구례까지만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한데!)
혼자서 꽃을 찾아 떠나는 봄나들이가 될 것이다.
키에르케코르였던가.
결혼을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결혼을 하라고 말한 것은.
길을 떠나도 그냥 여기에 머물러 있어도 후회가 된다면,
일단 길을 떠나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새벽 5:50쯤에 평택역으로 가는 첫 버스를 타야
06:43발 여수엑스포행 무궁화호 열차를 탈 수 있을 것이고,
구례에 도착해서 화엄사의 홍매화를 만나고,
산동마을 산수유축제장에서 놀아보리라.
오후 늦게 여수로 가서 여수 밤바다를 만나고,
내일은 오전 내내 오동도 동백꽃을 만나서
그간의 동백꽃 사랑을 절절이 풀어내리라.
올라오는 길에는
춘향고을 남원도 좋지만,
전주에서 '한옥마을 둘레길'을 가볍게 걸어도 좋으리라.
이번 남도 여행길에는 온전히 깨어난 맑은 정신으로 지내기 위해,
최소 30일간의 술과 커피, 야식 따위를 금지하는 서약을 해도 좋지 않을까.
그러나 막판에 아내와의 협상에서
남도 꽃마중 나들이는 오늘 하루 동안
구례에서만 하기로 의견이 조율되었다.
내게도 보다 커진 엉덩이 종기가 약점으로 작용했지만.
그래도 그나마 이 정도로라도 감사해야지!
아내와 함께 첫 버스로 평택역으로 나와
구례 꽃잔치에 가기 위해 성공적으로 6:43발 여수엑스포행 열차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