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향기수목원을 나와서
예전 같았으면, 삼남길이 지나는
궐동의 궐리사를 찾거나,
오산천을 건너서 오산오색시장으로 걸었을 것이다.
특히 오늘처럼 오일장(3, 8일)이 열릴 때에는.
그리고 시장을 순례하다가
광명홍두깨칼국수에서 손칼국수나 손수제비로 점심을 했겠지.
20~30분 정도는 대기 줄을 섰을 것이고.
그런 내가 변하였다.
밀가루 음식을 삼가기로 한 이상,
그 좋아하던 칼국수나 수제비를 기피하게 된 것이다.
또 예전같았으면, 거꾸로 수원으로 가서
8번 출구의 역전 순대골목으로 가서
단골 순대국밥집 <아다미>에서
순대국밥에 소주 한 병을 비웠을 것이다.
또한 평택역 앞의 중화요리집으로 가서
짬뽕이나 간짜장, 아니면 볶음밥으로
맵고 기름진 음식을 즐겼으리라.
하다못해 평택멱 역사 안의 떡가게에서
오만가지 떡에 눈독을 들였을지도 모른다.
그런 내가 변하였다.
술과 커피를 끊고,
육고기까지 삼가다 보니.
막상 시내에 나오면, 먹을 게 거의 없다.
그런데도 아직 당뇨 수치가 좀처럼 떨어지고 있지 않지만.
한 달쯤 전과는 딴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늘은 점심을 건너 뛰고
두 끼 식사로 만족해야 하고,
저녁엔 최소 13시간의 간헐적 단식을 해야 하는데,
체중이 줄지 않고,
오히려 20일 전보다 0.5kg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은 집에 도착하면,
무려 9,000보를 걷게 될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