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주춤거리는 듯하여 오랜만에 멀리 길을 나섰다. 아산 신정호수로 연꽃 만나러 가는 길, 아산 신정호 연꽃단지의 연꽃을 본 지가 벌써 일 년이 지났다니, 그동안 나는 무얼 하고 지냈나. 신정호에 와서 연꽃단지로 가는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되어 호숫가 둘레길을 걸었다. 백련 홍련이 연방죽을 수놓고 있는데, 매미소리 맹꽁이 소리도 한 철을 노래하고 있다. 이 순간이 영원인양 꽃은 피고 온갖 풀벌레며 새들이, 매미며 맹꽁이는 온 힘을 다해 울어쌓는구나. 나도 차츰 자연 속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다. 연꽃을 희롱하는 벌들이 나비며 잠자리들이 우아한 몸짓으로 꿈 속인양 날갯짓을 하는데, 나는 그만 호숫가 정자에 앉아 반쯤 눈을 감고, 연꽃 사랑 삼매경에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