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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만나러 가는 길

장맛비가 주춤거리는 듯하여 오랜만에 멀리 길을 나섰다. 아산 신정호수로 연꽃 만나러 가는 길, 아산 신정호 연꽃단지의 연꽃을 본 지가 벌써 일 년이 지났다니, 그동안 나는 무얼 하고 지냈나. 신정호에 와서 연꽃단지로 가는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되어 호숫가 둘레길을 걸었다. 백련 홍련이 연방죽을 수놓고 있는데, 매미소리 맹꽁이 소리도 한 철을 노래하고 있다. 이 순간이 영원인양 꽃은 피고 온갖 풀벌레며 새들이, 매미며 맹꽁이는 온 힘을 다해 울어쌓는구나. 나도 차츰 자연 속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다. 연꽃을 희롱하는 벌들이 나비며 잠자리들이 우아한 몸짓으로 꿈 속인양 날갯짓을 하는데, 나는 그만 호숫가 정자에 앉아 반쯤 눈을 감고, 연꽃 사랑 삼매경에 빠져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11

2024. 소서에 부쳐~

오늘은 절기상 하지와 대서 사이의 소서,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이다. 그래도 해가 비추지 않고, 바람도 간당간당 불어와, 점심으로 메밀국수 소바를 먹고, 오늘의 길을 걷기 위해 길을 나섰다. 평택역에서 갈 곳을 물색하다가, 7월엔 아산 용곡공원 황톳길도 대천해수욕장 해변길도 걷지 못했음을 알아차렸다. 얼마전에 아내가 부산 오륙도에서 해파랑길 1코스이자 길맷길 2_2코스인 이기대길을 잘 걷고나서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바람에 그 날로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장맛비를 핑계로 걷기여행을 사실상 중딘한 상태였으니까. 오후 1시, 신창행 전철을 타고, 온양온천역으로 간다. 온양 남산 숲길을 맨발로 걷고, 신정호의 연꽃단지 방죽으로 가서, 하마 연꽃이 피었는지, 연꽃 먄나러 가는 바람이 되기로 한 것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06

7월 5일에

오후 느즈막에 평택 '용이동 걷고 싶은 길'을 7.000보쯤 걸었다. 코끼리지팡이 없이 두 발로 또박또박 걸었다. 길가엔 무궁화꽃이 반기고 있었고,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여서 걷기에 좋았다. 어제 오늘 일본통 김현근의 '화제의 블로거 당그니의 도쿄스타일 일본어', 를 읽었다. 그리고 아내가 마련한 메밀국수 소바로 일본스타일의 점심을 즐겼다. 저녁엔 KBS클래식FM의 (진행, 최은규)에서는 7월 1일부터서 특집방송으로 선곡된 명곡 감상을 하였으니, 오늘은 체코의 작곡가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 (바이올린 협연, 이자벨 파우스트), 첼로협주곡 (첼로 협연, 율리아 하겐)을 감상하고 있다. 슈만의 첼로협주곡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첼로협주곡이어서 모처럼 음악에 심취할 수 있어서 좋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05

7월 4일에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KBS클래식FM의 (진행, 전기현)의 오프닝 멘트가 울리는 시각에, 30년 전 캐나다 캘거리에서의 40일간의 어학연수 중 스탬피드축제가 생각이 나서, 오장육부가 안 좋은 속에서도 부득불 캐나다산 삼겹살 구이에 한국산 지평생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내 생애 가장 화려했던 추억을 반추하면서 시나브로 무너져가는 내 몸과 마음의 나빠진 건강이 지겨울 정도로 싫다. 그래서 마시는 술이, 안주로 선택한 돼지고기가, 걱정과 근심과 불만과 불안과 온갖 안 좋은 것들이 버무러져서 불면증과 우울증이 나의 심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이미 변명과 핑계는 유명무실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 하는 악순환 속에서 기댈만한 위안거리도 사라졌다. 그저 슬픔의 강물에 빠져 허우적일뿐, 온통 그리운 것은 그리..

카테고리 없음 2024.07.04

무의도 가는 길

인천의 이들 부부에게서 오전 근무가 끝나는대로 만날 약속을 하고, 아내와 수원역에서 수인선으로 갈아타고, 송도역에서 상봉했다. 생고기 돼지구이에 냉면, 된장찌개로 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넷이서 점심 식사후, 며느리는 오후근무를 위해 병원으로 돌아가고, 아들과 셋이서 인천대교를 건너 영종도로 들어가고 있다. 무의도 가는 길, 예전 두차례는 배를 타고 들어갔으니, 연륙교가 생긴 후로는 처음 들어가는 셈이다. 드라이브 도중에 처음으로 수박쥬스를 먹었다. 이렇게 해서 우울증과 불면증이 가신다면, 오죽 좋을까. 무의도에 들어와서 찾은 하나개해수욕장에서 예전에 둘레길을 걸은 자취를 찾다가, 새로 생긴 해상 나무데크 산책로, '환상의 길'을 끝까지 걸어서 해변에 발을 담그고 휴식 중이다. 햇볕은 없고, 바닷바람은 불고..

카테고리 없음 2024.07.03

부산 이기대 가는 길

부산의 오륙도에서 고성 통일전망대로 이어진 해파랑길을 아내와 함께 걷는다. 이 명품 도보여행 길은, 부산의 갈맷길도 나란히 지나고 있어서 걷는 즐거움도 두 배료 늘어난다. 내게는 내 인생에 있어서 초유의 걷기 대장정인 코리아 트레일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에서 아점을 먹을 수가 없었다. 그 때가 10시 전이었으니. 아내가 준비한 찐 옥수수로 요기하고, 27번 시내버스를 타고 오륙도 스카이워크 앞에서 내려 관람 후, 해파랑길 안내소에서 이기대길 순방길에 나섰다. 현재 시간, 오전 12:40, 농바위 전망대를 통과중인데, 의외로 아내의 컨디션이 좋다. 오후 2:10, 어울마당을 지나 동생말 직전의 구름다리에 도착. 광안대교가 우리 부부를 반갑게 맞이한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01

7월이 왔네!

올 한 해 상반기를 보내고, 오늘은 후반기의 칠월 첫날, 간밤에도 불면의 밤은 우울한 내 방을 떠날 줄 모르더라. 아침 첫 버스로 막상 먼 길을 떠나려니 완치가 사실상 어려운 것인지 오른쪽 고관절 부위의 통증은 발목을 붙잡고, 지금의 내겐 이게 장맛비보다 더 괴롭다. 대화 부족으로 인한 소통의 부재가 파국을 가져 온다. 국가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고, 개인도 그러하다. 자신의 것을 일체 놓치지 않으려 하는 아집까지 작용하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 커질 수밖에! 처음이다. 꿈적도 안할 것 같은 아내가 지잔하여 길 동행에 나선 것은. 평택역에 와서야 부산행을 알게 되었지만, 대전에서 KTX열차로 갈아타고, 부산에 내리면 오륙도로 가서 해파랑길의 이기대길을 걷게 될 줄은 몰랐을 게다. 코리아 트레일의 해파랑길을 ..

카테고리 없음 2024.07.01

유월이를 떠나 보내고

방금 유월이를 세월의 강 너머로 떠나 보내고, KBS클래식FM에서 황덕호의 을 만나서 새로 맞이한 칠월과 함께 한 여름밤을 지치고 있다. 사는 것에 지칠 무렵이 되니, 온 몸과 마음이 아프게 되더라. 여름을 타는 것인가. 며칠 전엔 첫 버스로 평택역으로 나가 대천해수욕장으로 가서 맨발 걷기를 하려 했더니, 마침 서울 가는 급행전철이 들어오기에 처음으로 그 전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갔었다. 서울역 역사 뒷쪽에서 '서울로' 하늘길을 만나 걸었고, 남대문시장을 지나 덕수궁에서 고궁 산책을 했었다. 예전 같았으면 광화문 거리를 걸어 경복궁에도 가고 창덕궁에도 가고, 인사동을 지나 조계사에라도 들렀다가, 청계천으로 가서 물길 따라 걷다가, 내가 좋아하는 광장시장에서 빈대떡 부침개라도 찾았겠지만, 그 날은 왠일로 모..

카테고리 없음 2024.07.01

장맛비가 내리네!

장맛비가 내리는데, 아침과 점심 식사로 미역국에 총각김치, 그리고 하지감자, 당근, 양파, 토마토, 돼지고기가 들어간 카레를 먹고, 쌍화차까지 한 잔 하고, KBS클래식FM으로 음악을 듣다가, 아예 방송을 끄고, 창 밖에 내리는 장맛비를 보며 비 내리는 소리에 귀를 세우고 빗소리를 듣고 있다. 하도 오랜만에 내리는 세찬 비에 밖으로 걷기 여행을 나갈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사나흘 계속되던 무더위의 기승도 물러났는데, 특히 간밤의 열대야는 잠 못 이루는 밤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도 비 속으로 들어가 한 시간이라도 걷기로 했다. 웬만큼 먹었으니, 웬만큼 소화를 시키기로 하고, 비에 젖은 나무와 나무 잎새에서 삶의 생동감과 활력을 건져 올리고 싶어서다. 6.25 한국전쟁에 즈음하여 피어나는 꽃이 있으니, 길가..

카테고리 없음 2024.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