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宜蘭)역에서 쑤아오(蘇澳) 가는 길,
하늘이 웃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처럼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이만해도 감지덕지 해야지.
호텔 조식을 마치는대로
이란역으로 걸어가기로 했다.
어제 루이팡억에서 주펀(지우펀)으로, 진과스로, 다시 주펀으로,
그리고 루이팡역으로 와서 스펀으로,
그후 이란역에서 길을 헤매며 호텔까지
줄창 걸었으니,
오늘 아침 새벽산책을 쉴만했다.
오늘만 오늘만 비가 오지 않는 속에,
이란현에서의 여행 마무리를 잘 했으면 하고 바래본다.
모처럼 이란(宜蘭)이 웃으려고 한다.
이란을 떠날 때가 가까워지니까,
이란도 조금은 미안해 하는 듯,
이맘때면 빨래도 잘 마르지 않을 정도로 습기가 많지먄,
그랴도 어쩌다가 해맑게 웃을 때가 있다는 것을
나와 아내의 이국여행지에게 확인이라도 시킬 모양이디.
그렇지 않아도 고맙지만, 그래주면 더 고마울 수밖에!
빨간색의 대변 색깔 때문에 놀랬다.
어제 먹은 과일, 용과와 석가, 그밖의 과일 탓이라니까 다해미지만.
그러면 그렇지.
이란이 변할 리가 없다.
호텔을 나오니, 변함없이 비가 내리고 있다.
한결같아서 좋긴 하지만, 조금은 야속하기도 하다.
이럴 때는 잠깐 변심을 해도 좋으련만.
그래서 그랬구나.
이란에 있는 동안 줄곧 비가 왔으니까,
오토바이며 자전거 티는 대만 사람들이
모두 비옷을 입고 있더라.
그리고 어젯밤 비오는 속에 호텔 가는 길을 놓쳤더니,
오늘 아침에 올 때는 너무나 길이 잘 보이더라.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내려갈 때 보았네." 식이다.
이란역에 도착하자마자.
08:45. 쑤아오 가는 로컬 트레인(취첸춰)를 탈 수 있었다. (이지카드 사용)
뤄둥(羅東)을 지날 무렵,
내가 탄 열차칸에 우리 부부와 대만 여인이 타고 있었는데,
내가 아내의 사진을 찍자,
그 여인이 우리 부부의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자청해서 기꺼이 모델이 되어 주었다. 씨에 씨에!
이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