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클래식FM의 <세상의 모든 음악>의 전기현 진행자가
세음의 진행을 맡은 지가 십년이 되었다 한다.
이루마 씨가 진행하던 때도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십년 세월이라니!
그 꿈같은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어 세상을 살아갔을까.
나만해도 그러한데... .
잠 못 이루는 밤엔,
저녁 6시부터 세음을 듣고,
이어서 새벽 1시부터 재방송으로 듣기도 했던 것을!
예전엔 석 달 동안, 몇 번이고 다시 듣기가 가능한 적도 있었다!
긴 십년 세월이라도
결국 하루 하루가 모이고 쌓여서 이루어지는 것이구나, 싶어 놀랍다.
십년을 하루같이
하루를 십년같이
정성과 애정 가득한 하나의 음악프로그램이
한 사람의 진행자에 의해서
물론 작가와 PD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나
한결같이 물 흐르듯 한 곳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은
일상에 지친 수고로운 많은 사람들에게는
크낙한 행운이요, 행복이다!
내게도 십년 세월을 하루같이 꾸준히 매진하던 일이 있기나 했을까.
애정과 정성으로 돌보는 일이,
삶에 의미와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나날이 풍요로워지고 윤택해지는 그런 일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의지가 되는 일이 있기나 했을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십년 세월이 내 앞에 놓여 있으니, 실망하긴 이르다.
누구에게도 공평하게 주어지는 소중한 십년 세월,
하루하루가 모이고 쌓여서 일 주일, 한 달, 한 해가 되고,
한 해 두 해 살다보면, 십년 세월이 되나니,
이제부터 내게로 오고,
이제부터 내가 살아갈 기적 같은 십년 세월을
용기백배하여 혼을 담아 정성껏 경영해 보리라 , 하고
오늘 밤, 잠 못 이루는 밤에
<세상의 모든 음악> (진행, 전기현)을 들으며 새삼 다짐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