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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걷기 여행자 2025. 1. 8. 13:59


살포시 내려 앉은 눈길을 걸어
한의원에 다녀 왔는데,
문득 떠오르는 말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었다.

지금까지 열 일곱차례 진료를 받은 'ㄱ'한의원의 한의사, 간호사의
정성과 몸에 밴 친절을 보면서
서울 용산구의 한남동 관저 앞과는 너무 다른
평안함을 누릴 수 있었다.

갈갈이 찢긴 민심 때문에
국론은 두 동강나고,
그 와중에 여론을 조작하고,
잘못된 여론에 편승하여 이익을 취하려드는 위정자들,
이게 법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민주주의국가인가, 생각화면 화가 치민다.
공정과 상식은 실종되고,
모든 게 이현령비현령이 되고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하겠기에,
아내와 함께 지제역으로 나가,
1452번 버스로 갈아타고.
평택 고덕의 'W'성형외과로 갔다.
그러나 예약된 2시보다 50분이나 빨리 도착하였기로,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그러나, 춥다.
수술한 아내의 눈 주변에도 좋을 것이 없을 것이어서
인근의 스타벅스로 피신을 했고,
생전 처음 돌체 라떼라는 것을 한 잔 주문해서
아내와 함께 나누어 마시고 있다.
커피를 일절 마시지 않겠다는 결심이 살짝 어긋났지만,
이 정도는 혼란에 빠진 정국을 뒤흔드는 것이 아니어서
통크게 이해하기로 했다.
비록 오늘은 아침 식전 공복상태,
그리고 식후 2시간의 혈당 수치가 높게 나와 의기소침하긴 했지만.

방금 아내가 성형외과 병원으로 가는 사이,
나는 음악이 흐르고 온기가 가득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망중한(忙中한)에 빠져 있다.
창밖에는 눈발이 날리고 있다.

갈 때와 역순으로 지제역으로 (1452번 버스),
지제역에서는 1150(구 50)번 버스로 환승하여 귀환했다.
안성 공도에도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때맞춰 도착한 서일농원의 서분례 표 청국장 (한 박스, 20포)으로
첫번째 청국장찌개를 끓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