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본,
드라마 <정년이> 10화을 기다리면서
세계테마기행 <나미비아>의 사막 풍경을 보고 있는데,
개인택시 운전을 서둘러 마친 동서가
활어회 시시미를 날라왔다.
서울에서 맛보는 활어회라니,
처제랑 넷이서 순한 참이슬 한 병을
나누어서 마셨다.
저녁밥상엔 소고기불고기에,
처제표 번데기탕,
그리고 고등어우거지조림이 올라와서
다시 남산만한 배가 되었으니,
눈에 띄게 차오르는 뱃살을 어쩔 것이냐.
그리고 기왕에 처제부부와 어울러서
오랜만에 마시는 술인데,
허리주사 맞으며 약 복용하면서
술을 마신다는 아내의 타박에
술맛이 상당부분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저녁에 악을 복욕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으니,
동서가 활어회를 사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아내의 잔소리에 맞취 복용약을 떠올리지 않았다면,
오늘 저녁분 약은 건너뛸 뻔했다.
갈수록 드라마 <정년이>의 탄탄한 스토리구성에 빠져들고 있다.
오직 나만 드라마를 집중해서 끝까지 보고,
아내와 처제부부는 별로 흥미를 못 느끼고 잠자리에 든 것은,
드라마 <정년이>를 처음부터 보았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것이나,
국악이나 판소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어서 일 것이다.
그런다해도 나로서도 TV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이
수 십년만에 있는 일이라 놀라고 있다.
한편 동서는 아직도 일 주일에 한 번꼴로 조기축구를 하는 관계로
TV 프로그램 중 필이 꽂힌 프로그램은,
안정환 감독이 나오는
조기쭉구 프로그램, <뭉쳐야 산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