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산문집 <그런 일>을 잠시 읽기도 했지만,
주로 예전 블러그를 둘러보고 있다.
마침내 2012년 12/29일자 1627번째 블러그까지 읽었다.
그 때, 그날 목포 석현동 하나로마트로 새해맞이 떡꾹떡을 사러 갔다가,
월출산 자락의 '왕인국화축제'에서 마셨던 '땅끝누리 옥천 울금막걸리'를 발견해서 좋아했었나 보다.
그러나, 차마 2박 3일간의 망년회 이야기는 적지 못했다.
처남들과 낙지탕탕이 낙지호롱이 해삼 키조개 피꼬막 아나고장어구이에 부위별 쇠고기에 마신 술이 얼마이던가,
이제와 무모하고 부끄럽지만, 그 많은 술의 강을 헤쳐와 살아남은 것이 한편으론 대견스럽기는 하다.
도대체 내가 살면서 마신 술의 양이 얼마이고, 술의 종류는 얼마이던가.
도대체 몇 번이나 금주를 결심하고, 웬만큼 몸상태가 좋아지면 또다시 술을 찾은 적이 얼마이던가.
심지가 그렇게 약해서야, 어떡하누?
하여 심기일전하여 오늘은 바다를 만나러 간다.
웬만큼 다리 통증이 줄었다고 믿고,
가까운 대천해수욕장으로 가서 맨발로 해변길을 걷기로 한 것이다.
어제는 술을 마시지 않았으니, 내 자신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여기자.
안성 공도에서 첫 시내버스 50번을 타고 평택역으로 와서
06:33분발 대천행 무궁화호 열차표를 끊었다.(경로 4,900원)
오늘은 서둘러 나오느라고 점심 도시락 대신,
원재훈의 <착한 책>을 한 꼭지 읽다말고,
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