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마음이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니까 노인이다.
몸이 아프니까 노인이다.
그러나 몸이 아픈 청춘도 있고,
마음이 아픈 노인도 있다.
결국 아프니까 사람이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생로병사의 업보인 것이다.
몸이 아프다는 것은 쉬어 가라는 몸의 신호,
오죽하면 <보왕삼매론>에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고 했을까.
또한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 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고도 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모처럼 작정한 시작의 결심을 무너뜨리는 것은 '작심삼일'이 아닐까.
'초지일관'의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술 한 잔, 커피 한 잔은 기호식품으로
건강에 결정적으로 해롭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술 한 잔, 커피 한 잔이 어느새
두 잔이 되고, 세 잔이 된다.
순간의 즐거움을 좇는 것이
되돌아 오지 못할 다리를 끊어서
다시는 강을 건너지 못 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로는 고통이 고통을 낳게 하고,
병이 또 다른 병을 부르고,
그리하여 후회가 후회를 낳게 하는 것이다.
그동안 자의반 타의반으로 술과 커피를
마시다가 끊다가를 반복하며 살았다.
몸이 잠깐 좋아지면, 다시 금주결심을 깨고
술을 더 즐기기도 했다.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했을 것이지만,
이젠 더 이상의 시행착오는 겪고 싶지 않다.
엊그제부터 다시 시작한 금주 결심만큼은
끝끝내 잘 지켜내고 싶다.
내 건강전선에 방어를 위한 배수진을 치고,
최소한의 자존감과 선한 의지로
오늘, 첫 번째 관문인 '작심삼일'의 벽을 잘 타고 넘으리라.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노년의 나를 언제라도 덮칠 수 있는 큰 파도로부터
슬기롭게 나를 지켜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