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을 맞아
이유 있는 삶, 보람 있는 삶의
첫 날을 살기로 한다.
물컵의 물이 반밖에 안 남은 것이 아니라
반이나 남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나는 내가 좋아 하는 일, 내가 잘 하는 일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나는 계속 걷기로 했다.
굳이 멀리 오래 걷지 않아도 좋으니,
걷는 즐거움을 평생 마음에 간직하고,
내 몸에 새기고 시시각각 번져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걸을 것이다.
법정 스님의 <나를 물들이다>를 읽다가,
양양 낙산사 국수공양실에서 본 글귀를 만났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내 덕행으론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에 온갖 욕심을 버리고
몸을 보호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이 음식이 여기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 피와 땀이 서려있을까.'
'한 방울 물에도 천지 은혜가 스며 있고
곡식 한 톨에도 만인 노고가 담겨 있다.'
'이 음식이 여기 오기까지
해와 바람, 물을 비롯한
제 몸을 기꺼이 내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어머니 은혜와
심고 가꾸고 거두어들인 수많은 손들이 흘린 땀들을 헤아려
개체, 낱목숨이 아닌 전체, 온목숨으로 살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
계절은 순환하는 것이라
지난 가을의 화려한 단풍 사진을 올려 보았다.
지난 가을은 화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