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가면
도봉동 중랑천변에 처제부부가 살고 있어서
험한 세상살이에 위안이 되고 안식처가 된다.
내가 의정부와 포천 송우리에 살 때엔
서로 어울려 봄이연 천보산에 진달래꽃이여 쑥을 뜯으러 가고,
여름이먼 봉선사 연꽃단지며.
광능내 하천으로 천엽을 나가기도 하고,
가을이연 도토리, 밤도 주우러 가고,
수락산이며 도봉산, 북한산으로 등산도 하고,
강원도까지 먹거리를 찾아 잘도 어울렸는데!
내가 속초로 목포로 떠돌다가
지금은 안성에 살고 있으니,
만남이 뜸하긴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처제와 동서이다 보니,
죽이 잘 맞을 수밖에!
엊저녁에만 해도 그렇다.
서울 여의나루 세계불꽃축제에 갔다가,
집으로 가기 위해 신길역에 이르렀을 때,
동서의 반갑고 간곡한 전화를 받고
북쪽으로 기수를 돌려 도봉동으로 올라왔다.
그 때가 10시 반쯤 되었읃 것인데,
처제는 손맛 좋은 음식솜씨로
닭백숙이며 돼지제육볶음 등으로
늦은 저녁박상을 차롔었다.
서울에 가면 중랑천변에
처제부부가 살고 있고,
하루라도 머물다 갈라치면
몸무게가 늘어서 돌아가게 된다.
간밤에 모처럼 단잠을 자고,
서울에 오면 의례 그렇듯이
중랑천 둔치의 산책로를 따라
서울둘레길이 지나는
도봉산역 뒤의 서울창포원으로
아침 산책을 나간다.
서울창포원에서 돌아와 맞은
처제표 아침밥상은,
은행, 밤, 콩이 들어간 영양 찰밥에
황태해장국, 조기와 고등어구이,
제육볶음, 육전, 두부전으로,
후식으로 요거트, 자두, 포도, 커피로 마감하였다.
이제부터 처제부부와 광화문으로
서울나들이길에 나선다.
35년을 개인택시로 일하고 있는 동서는
오늘 하루 운전을 쉬기로 했다.
수락산
도봉산 만장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