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에서 부석사를 찾아간다.
코로나19 이후에 부석사를 찾았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최고(最古)의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을 보러 부석사로 올라가는 길엔
사과과수원이 있어서 흥겨웠던 일이 생각난다.
그러고 보니, 영주가 은근히 경북 관광의 교통 중심인 것 같다.
영주에 머물면서 하루는 안동으로 가서
하회마을이며 도산서원, 병산서원을 둘러보고,
하루는 희방사역에서 죽령 옛길에 올랐다가,
풍기로 내려와 도암삼봉 등 단양 팔경을 돌아보고,
하루는 점촌으로 가서 문경새재 옛길을 맨발로 걸어보는 것이다.
좌우에 조령산이며 주흘산이 병풍처럼 서 있는 새재길에서 하루를 살아도 좋으리라.
영주에서 나갈 때가 되면,
제천으로 가서 의림지며 청풍명월 자드락길을 조금 걸어도 좋고,
괴산의 신선봉, 마패봉, 희양산을 등산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괴산호로 발길을 옮겨도 좋으리라.
만약 새재길을 걷는다면,
수안보온천에 들렀다가 충주로 가서 탄금대에 올랐다가,
종댕이길 가운데 몇 군데 둘레길을 걸어도 좋으리라.
이제는 미륵사지에서 올랐던 월악산 등산은 힘에 부칠 것이니.
오전 6시, 하룻밤을 의탁한
영주의 베스트 숙박업소 <크리스탈 모텔 >을 나가서 부석사로 갈 버스 편을 알아볼 시간이다.
그런데, 밖에는 동짓날을 하루 앞둔 맹추위가 엄습해 있을 것을 생각하니,
이 편한 잠자리를 훌훌 털고 나가기가 쉽지 않다.
밖엔 아직 칠흑 같은 어둠 세상일 터이니,
반 시간쯤은 이대로 뭉개고 있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