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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瑞雪) 속으로 걷다

걷기 여행자 2024. 12. 15. 12:06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 詩. 최두석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무슨 꽃인들 어떠리
그 꽃이 뿜어내는 빛깔과 향내에 취해
절로 웃음짓거나
저절로 노래하게 된다면

사람들 사이에 나비가 날 때
무슨 나비인들 어떠리
그 나비 춤추며 넘놀며 꿀을 빨 때
가슴에 맺힌 응어리
저절로 풀리게 된다면


*간밤에 서설(瑞雪)이 내렸다.
어찌 알고 서설이 내렸는가.
마침내 '광란의 칼날'은 멈추어 지고,
눈 속에 깊이 묻혔다.
그래도 한 번 놀란 민중의 눈은
그 칼날의 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끝까지 가 보아야 안다 하지만,
불확실성 투성이의 안개 정국 속에서
혼란의 광시곡(狂詩曲)은 더욱  무시무시하게 춤을 출 것이어서
여전히 가슴 쓸어내리며
거리를 배회하는 민초(民草)들의
뿌리째 뽑힌 삶이 불안하기만 하다.

여전히 폭풍의 전야를 살고 있다.
한 고비 넘었더니, 고개 넘어 또 한 고비,
또 한 고비 남아서
격랑의 파도를 넘어
어두운 밤이 오기 전에 과연 항구에 무사히 닻을 내릴 수 있을까.

승리한 국민의 삶은 여전히 고달프고,
상처를 꿰매는 골든타임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세계 정세 속에서
우리는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여전히 진영간의 갈등은 지속되거나 오히려 심화되고 있고,
승복을 모른채 하고, 그 뒤에 숨어서 후일을 도모하는 존재가 있어서
국민은 여전히 편안한 일상 밖으로 밀려나 있다.
승리는 일시적이고 한시적이었다.
온전한 새 출발을 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갈 길이 멀다.

병을 다스리는 데는 대증적인 요법 보다는
상처 근본부터 치료해야 할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