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藥)인가, 독(毒)인가 말하다가,
선(善)과 악(惡)을 거쳐서
죄(罪)와 벌(罰)에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할 말을 잃었다.
밑바닥인 줄 알았더니 지하실이 있었다.
금융시장이 제일 싫어하는 불확실성으로
우리 경제는 떨어졌고,
정의도 양심도 실종된 우리의 정치는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정치판에 나처럼 환멸을 느끼는 국민이 많지 않기를 바란다.
제발 죄와 벌에 대하여
필요 이상의 논쟁을 확대시키지 말고,
국가 신인도나 국격(國格)을 말하고 염려하는 장(場)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검증이 안 된 건강을 핑계 대고 할인마트로 걸어갔고,
냉동 손만두와 왕새우(흰다리새우)를 사고,
소주와 맥주, 막걸리를 골고루 사면서,
울화통을 달래고자 한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건강을 나 스스로 망치는 죄를 범하고서
시국 탓을 하고 있다.
그런다고 내 몸이 망가지는 벌을 피할 수 있을까.
집으로 돌아가다가, 갈 길을 잃고,
길 위에서 걸을 의욕도 잃고,
망연자실하여 길 가 돌 위에 앉아 있다.
그리고 냉동식품을 생각하면
빨리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지만,
죄와 벌에 대하여 계속 생각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