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길에서 11월 말일을 보낼까,
서울에 가면, 북촌으로 해서
정원이 예쁜 성북구의 길상사(吉祥寺)에 가고 싶지만,
오후에 아들 가족과의 회식이 있다 하여
엊그제 눈 때문에 입장이 통제된
오산의 물향기수목원을 살짜기 다녀오기로 했다.
'나의 정원', 물향기수목원에서
사브작사브작 걸으며,
아직 눈을 이고 있는 단풍나무를 만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좋아라.
평택역으로 나가는데,
폭설이 내린 평택의 대로 상의 눈은 많이 치워졌지만,
이면도로는 아직 눈을 치울 엄두가 안나나 보았다.
다행히 오늘 햋빛이 반짝 비추어서
곧 일상이 정상으로 되돌아 가기를 바랄뿐이다.
오늘을 잘 살아야 내일도 잘 살 수 있다면,
오늘 11월 말의 가을 끝자락에서
내일 12월 첫날의 겨울로
잘 건너갈 수 있으렸다.
도립 물향기수목원이어서 그런가.
사흘째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이렇게 늑장을 부리면서까지 제설 작업 따위를 할 필요가 꼭 있나?
수목원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고,
차량들도 되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물향기수목원의 눈처리가 불합리해 보였다.
어차피 월요일이 휴원일이니,.
내일까지 임시휴원을 이어가겠다는 배짱일 것이다.
하릴없이 길을 돌아나오면서
11월을 보내는 아쉬움이 남겠다.
그래도 이곳 현장에 왔으니까,
나로서는 할 일을 다했다.
어차피 우리 곁으로 내일이면 12월이
도착해 있을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