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놓친 잠은 쉬이 오질 않아서
시사 프로그램 방송은 아예 귀담아 듣지 않으니까,
KBS클래식FM의 <당신의 밤과 음악> (진행, 이상협 아나운서)을 들으며
로또가 몰고온 광풍에 대하여 생각한다.
정부가 허용한 사행사업의 대표적인 것으로
정선 카지노와 경마가 있고,
로또로 대변되는 복권이 있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IMF를 겪으면서 어려워진 우리의 경제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겹겹이 첩첩산중으로 고난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술과 복권의 판매량이 기아급수적으로 늘어난다니,
정부야 복지기금을 앞세워
엄청난 세수를 거두는 데는 크게 일조하겠지만,
국민의 로또열풍의 후유증도 심각한 수준일 것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은 그야말로
사막에서 바늘귀 찾는 것과 같아서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엄청난 행운일 것이나,
돼지꿈을 꾸거나,
조상이 당첨 숫자를 알려주지 않으면,
45개 숫자 중에서 6개의 숫자를 맞추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것이다.
토요일의 오후 8시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면,
로또 판매소 앞에는 대박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그런데, 기왕에 로또를 살 것이면,
주 초반에 사서 기대감이라도 누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 꽝으로 끝나기 십상이지만,
그래도 잠시 대박에 대한 기대감에 젖어
힘든 시간을 위안삼아 보낼 수도 있으니까.
아내는 로또 따위 상관도 관심도 없지만,
나는 매주 3장은 수동선택으로 산다.
가족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중심으로,
짜맞춘 숫자의 조합은 매번 꽝이지만,
혹시라도 로또를 사지 않았을 경우,
당첨 기회를 날리는 것이어서
처음에 한 장으로 시작한 것이 확률을 높인다 하여 석장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매주 산 복권은 한 달에 한 번 당첨을 확인한다.
기대감은 높이고, 실망감은 줄일 수 있으니까.
나는 로또가 있는 세상도 괜찮다고 본다.
몸에 지니는 일종의 부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매주 10명쯤이 복권에 당첨되어
그야말로 팔자를 고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자신의 분수에 맞게
최소한으로 구매량을 줄일 일이다.
당첨되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하니까,
실망이 크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복지기금에도 쓰고,
또한 정부의 세수 확보에도 일조한다 셈치고,
좋은 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잠시 대박꿈도 꾸면서,
일주일을 보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끝끝냬 로또 세상을 모르고 살면
그것도 좋다.
그러나 로또를 몇 장씩 사는 우리 이웃들을 함부로 매도해서는 안된다.
그들의 허황되지만 소박한 기대감은 인정하는 것이 맞다.
로또가 필요 없는 세상이 젤 좋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