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는 포근한 가을 날씨를 보이다가,
내일부터서는 급격히 추워진다는 일기예보에 마음이 바빠졌다.
그러고보면, 추위를 피해 내일 타이완(臺湾)의 이란(宜蘭)으로 내빼는 것 같다.
대만 동부 태평양 연안의 이란 여행(11/17~11/22)에 맞추어,
오후에 인천에서 작은 아들이 퇴근해 안성에 내려오겠단다.
아파트 10층 계단을 오르고 내릴 짐가방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서
인천대교를 건너 인천공항으로 이동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단풍사냥은
안성 시청 뒤의 비봉산 단풍길이 안성맞춤이겠다.
거기 맨발로 걷는 숲속 길도 있으니!
나무 지팡이 하나 쯤은 가져가도 좋으리!
봉산로터리를 지나 보개우체국에서
70번 시내버스를 내렸다.
가을나기로 여념이 없는 가을산으로 들어 가는 길,
나무는, 나무는 모두 단풍이 들었다.
나도 따라 단풍빛, 단풍색으로 물들어 가는 듯,
가을산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다.
숲속 맨발걷기 초입부터 맨발로 걷는다.
이제 나는 하늘과 땅과 나무와 흙, 그리고 공기와 한 몸이 되어
자연과 교감히는 것이다.
혼자여서 더 좋은 길, 지치도록 걷고 싶은
명품 맨발 걷기 코스가 분명하다.
오늘은 팔각정(비봉정)에 오르는 대신
숲속 오솔길을 걸어
약수사 가는 길의 단풍길로 나왔다.
돌탑엔 <不孝父母死後悔>라는
경귀가 써 있었다.
내게 해당하는 말이다!
<富不檢用貧後悔>라는 경귀도 있다.
역시 내게 해당하는 말이다.
<少不勤學老後悔>도 있다.
아직은 단풍이 덜 든 단풍길에서
만난 글이기에, 더 애틋하다.
약수사에 들렀다가, 부분적으로 단풍이 든 단풍길에서,
비봉산 단풍미인은 온몸으로 내게 말하고 있었다.
타이완의 이란으로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날 잊지 않고 기다리고 있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