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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대천해수욕장 가는 길 2

걷기 여행자 2024. 11. 1. 06:51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 류시화

꽇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다

모든 꽃나무는
홀로 봄앓이하는 겨울
봉오리를 열어
자신의 봄이 되려고 하는

너의 전 생애는
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
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
두 가지일 것이니

꽃이 필 때
그 꽃을 맨 먼저 보는 이는
꽃나무 자신

꽃샘추위에 시달린다면
너는 곧 꽃이 필 것이다


       야생화
                -  류시화

만약 원한다면
야생화처럼 살라
단, 꽃을 피우라

다음 봄까지
살아남으라


       선운사 동백
                    - 류시화

당신과 나
그 사이에
아무도 없던 적이 있었다
오직 붉은 동백만이

모든 꽃은 다음에 피는 꽃에
지는 법

지금은
심장처럼 바닥에 떨어진
붉은 동백만이

당신과 나
그 사이에


*고창 선운사는
미당 서정주 시인의 국화꽃 향기를 지나서 만나는 사찰로,
질마재길이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도솔암을 거쳐 낙조대에 이르는 길은
도솔천을 따라 가는 계곡이 있어 좋다.

풍천장어를 먹고 만나는
동백꽃도 좋지만은
9월을 수놓는 상사화 꽃무릇 세상은
또 어찌나 아름다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