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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세상에서 살아가기

걷기 여행자 2024. 2. 25. 01:33


경기도 남쪽 끄트머리께의
안성과 평택의 경계선인 '남아공  참전 기념비' 가까운 곳에서
나는 10년 가까이 경계인으로 살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은 가 보았지만,
멕시코 페루 브라질 등 중남미는 물론이고
사하라사막, 세렝게티공원, 빅토리아폭포, 킬리만자로산이 있는 아프리카대륙에도 발을 딛지 못했다.
앞으로도 가지 못 할 공산이 크다.
미지의 그곳이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알지 못한 까닭이다.

만약 해외로 갈 기회가 있으면, 몇 번 가 본  동남아시아나 일본도 중국도 아닌
내가 잘 알고 정들고 친숙한 네팔이나 인도를 다시 한 번 가고 싶다.
예전의 배낭여행은 힘들 것이니,
네팔의 포카라나 인도의 바라나시, 다르질링과 같은 곳에서 한 두달 죽치고 머물며 지내고 싶다.
히말라야 고산 속으로 트레킹을 떠나지 않는데도
하얀 설산이 보이는 곳에서 낯선 이국의 사람들과 어울려
잘 알지 못하는 이국어인 네팔어 힌두어에 휩싸여
얼마쯤 머물며 한가롭게 살아도 좋겠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남미나 아프리카의 밀림이나 정글을 닮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치열한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살아  가는 것이니까.
생태학적으로는 제주올레길이 지나는 곳의 곶자왈만 해도 내겐 밀름이나 다름없다.
내 인생에서 제주살이는 모두 합쳐 반 년도 채 안 되지만,
완주한 제주올레길, 그리고 석 달 가까이 살았던 한림항 앞의 비양도며
수없이 오른 한라산과 오름들,
곱살스런 토박이 제주도 사투리가 그립다.

하긴 이 모든 추억이 있어서
오늘도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아
타잔의 삶을 이어가는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