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의 주간근무 후 찾아온 이틀간의 휴무일 첫 날,
정월 대보름을 맞아
오늘의 길 걷기에 나섰다.
잠시 죽산 칠장산둘레길을 걸을까 했지만,
왼쪽 무릎과 오른쪽 대퇴부 부위의 관절, 엉치뼈쯤의 통증이 있어서
인천의 아들이 기져온 관절진통제약을 아침에 복용한 터라
의왕 왕송호수로 가서 호숫가 둘레길 평지를 걷기로 했다.
경기도 G-pass카드로 평택역으로 와서 오랜만에 광운대행 전동열차를 타고 의왕으로 간다.
배낭엔 아내가 싸준 찰밥김밥과 나물류,
그리고 땅콩 등 견과류도 있어서 든든하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걷는 것이지만,
아직 바람 끝이 차다.
자연 속에서의 길 걷기는 일종의 의식과도 같아서
길을 걷다 보면 경건해지고 겸손해지는 것이다.
한 발 한 발 걸으며 길 걷기를 완성해 가는 동안,
인생의 실타래처럼 얽힌 매듭이 술술 풀려가는 듯하다.
세상엔 수많은 길이 있지만,
지금 내 앞에 펼쳐진 길이 최고로 아름답다.
바로 지금 이 곳에서
현재의 충만한시간을 살아야 하는 까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