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을 만나러
1월의 물향기수목원 가는 길,
왠일로 포근한 날씨에 햇볕도 따숩다,
주말을 맞아,
전철 인은 만원이다.
다들 어디로 기는 것인지.
2주일째 다니는 한의원 가는 일도
거지반 다 되어 간다.
모든 일은 끝이 있기 마련이어서
시작했다 하면, 끝을 향해 가는 것이다.
영원히 계속되는 일은 멊으므로.
인생이랸, 그런 것이다.
부질없는 것이고, 한낱 일장춘몽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거의 다 왔다.
꽃도 피면 지는 것이고,
혹독한 겨울도 결국 지나가고
봄은 찾아올 것이다.
오, 필 꽃은 피어나고.
질 꽃은 지는 것이다.
이제 거의 때가 다 되었다.
물향기수목원의 연못은 꽁꽁 얼어봍어 있다.
그러나 여지없이 봄기운이 스며들어
3월이 되면,
땅에서는 복수초(福목숨 수草)가 피어날 것이다.
방금 복수초가 무더기로 피어날 곳을 지나
물방울온실로 가고 있다.
오늘만 같으면, 봄이라고 우겨도 할 말 없다.
잔디광장이 사부작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이제 산림전시관으로 길을 잡아서
날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동백꽃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시방 목포에 가면 애기동백콫이 지천일 터인데!
특히 압해도 송공산 기슭의
천사식물원의 애기동백꽃은 오죽 할꼬.
온실 안의 동백꽃을 만나고 가는 길,
수목원의 나무들은 죄다 옷을 벗고
명상 중이다.
화려한 단풍으로 수를 놓던 때도 좋았지만,
군더더기 없이 나무들이 맨몸으로 서서
참선에 들어 있는 모습도 보기에 좋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