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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경의 용곡공원 황톳길에서

걷기 여행자 2024. 9. 28. 11:05


아산 용곡공원 황톳길을 절반쯤 걸었을 때,
오후 3시경의 가족회식 시간에 맞추어서
11시가 조금 못 되었지만,
앞당겨서 간편 도시락을 먹기로 했다.
숲속 평상에 앉아서 점심을 먹자는데,
까치는 주위를 배회하고,
밤나무에서 밤톨이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무엇보다 숲속에선
산비둘기, 그리고 풀벌레 울음소리가 가득차 있다.

숲속에 몸과 마음을 편히 담그니,
이 순간을 위해서 살아온 것만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엊그제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오타루 여행길도
이곳에 오기 위해 길을 떠났던 것인가. 싶을 정도이다.

오늘의 후식은 생밤 두 알,
용곡공원의 밤나무가
하늘과 땅의 기운을 받고,
햇빛과 바람, 비와 눈과 안개와 이슬의 도움을 받아서
싹 틔우고, 키우고, 열매맺게 한 밤톨이 아니던가.
행복하다.
감사하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