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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현충사 가는 길~

걷기 여행자 2024. 6. 6. 09:43


평택역으로 나와 온양온천역으로 가고 있다.
남산 숲길을 맨발로 걷고, 신정호숫가 둘레길을 걸을 생각도 잠시 했지만,
오늘은 현충일(Memorial day)이라,
기왕이면 현충사를 찾기로 한 것이다.
갈 때는 곡교천 은행나무길도 지나고 한들한들 걸어서 가겠지만,
올 때는 시내버스를 타고 온양온천역으로 나와야 하겠지.
그런데 왜 이 스마트폰엔 한자 기능이 없는지 모르겠다.

온양온천역에 내리니 오전 10시,
현충일 추모 싸이렌이 울리고 있었다.
온양온천시장 입구의 '온양온천 족욕탕'에서 20분 정도 족욕을 즐기기로 했다.
돌아올 때 족욕을 하면 더 좋겠지만.
그런데 온양에 오니, 지팡이에 의지해 길을 걷는 어르신들이 이렇게도 많은가.

오전 10:45, 삶은 감자(소) 세 개로 새참을 즐기고 줄발~.
이제 등에 매는 가방엔 생수뿐이다.
그런데 이 가방은 용량은 적지만, 예전 배낭이 허리 끝에 닿아 충격이 있었다면,
그에 비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방금 아내에게서 걸려온 전화,
손가락이며 발을 핑계로 걷기 동행을 거절하던 이내가,
중학교 동창생과 어찌어찌 연락이 되어 서울 용산에 다녀온다는 것.
그러게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으렸다.

아고오거리를 지나 온양민속박물관에 들어와, 전시실을 두루 돌아보고,
잘 익은 벚나무 열매 까망 버찌도 처음  맛보았다.
까짓것, 오늘 중으로 현충사에 못 갈까.

곡교천 다리를 건너
은행나무길을 따라 가다가,
오후 12:30, 맛집 <산수갑산> 에 들러.
자연산민물새우탕으로 점심.
원래는 2인 이상이지만, 특별히 식사제공한다 하여 감사했다.
'만 원의 행복'을 만끽하고 나니 배가 불러서,
은행나무길에서 추가로 20분을 더  쉬어가야 하겠다.

은행나무길의 가로수 그늘 아래에는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소풍 나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많은 쉼터의자에서, 혹은 돗자리를 펴고,
삼사오오 추억쌓기에 여념이 없다.
왜 우리 가족은 이런 여유 시간을 갖지 못 하나?
전전긍긍한 삶을 살수록 자연 속에서의 휴식이 필요할 터인데!

오후 1:25, 아직도 반 시간은 걸어야
현충사에 도착할 것이지만,
여기서 그만 길을 접어야겠다.
낭만으로 가득찬 이 길도 혼자서 지팡이에 기대어 길을 가기는 싫다.
늦가을에 단풍시즌에 다시 찾아 오마.
그렇다면 이제부터 차라리 외암민속마을에라도 갈까?


아침밥상엔 이밖에 해바라기씨, 호박씨, 콩나물무침이 있었다 (건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