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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마지막 날에~

걷기 여행자 2024. 4. 30. 01:41


어느덧 4월의 마지막 날을 살고 있다.
사월이는 가고 오월이는 오너라.

세상의 모든 일이 양날의 칼이듯.
4월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었더니다.
잔인한 사월이었다고만 말하지 마라.
열흘을 한의원 침술 치료차 매달리기도 했지만,
라일락 향기에 더해,
제주도에 와서 남보다 먼저
아카시아꽃 향기, 찔레꽃 향기, 감귤항기, 돈나무 향기에 취해
올레길을 걷기도 하였잖은가.

4월 한 달을 살면서
후회될만한 일이 왜 없었겠는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
그래도 작지만 감사할 일이 훨씬 많았던 것을 잊지말자.
제주도에 와서 한달살이를 하듯 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지니,
연이어 설렘을 가득 안고 맞이하는 5월도
시방 문 앞에서 기웃거리고 있는 것을.

5월은 자고로 계절의 여왕이라 했다.
은혜와 자비와 사랑으로 충만한 오월답게
가정의 달이라 부를 만하다.

왔다 가는 세월처럼
사월이도 오월이도 오고 가는 것일러니,
너무 애달아하지 말고,
너무 분에 넘친 것을 기대하지도 말고,
나중에 오래 지긋이 바라보아도 좋을만큼의 거리에서 친해지도록 하자.

가는 것을 붙잡지 말고,
오는 것을 막지 말고,
바람에 구름에 강물에 실려가듯
자연 그대로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계절의 변화에 익숙해 지는 것,
사람 사이의 간격에도 시간이 빚은 이끼처럼 정한의 깊이를 더해 갈 것.

언제나 그 곳 그 자리에서 출렁이며
연신 뭍을 그리워하는
푸른 파도의 속삭임처럼 사랑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