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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월의 서울 구경

걷기 여행자 2025. 2. 9. 10:32


서울은 아직도 한겨을이다.
<서을의 봄>은 요원하기만 하다.
서울을 등지고 귀 막고 눈 가리고 한 달을 살았건만,
변화된 것은 없어 보인다.

모처럼 서울 가는 길,
아파트 놀이터에서 꼬맹이 눈사람 배웅을 받고 길을 나섰다
이번엔 아무래도 고궁도 싫고 광화문광장도 싫고,
그저 서울 변두리만 둘러 보고 후딱 내려갈란다.
한강이며 청계천 물길이사 건너야 하겠지만,
북힌산 도봉산이사 바라다 보이겠지만,
잠시 주마간산격의 구경꾼이 되어
반쪽 서울 나들이로 만족하기로 했다.

평택 소사벌을 지나
평택역에서 서울 광운대 가는 완행 전철을 타고
정거장마다 쉬어가며 서울로 서울로 올라가고 있다.
수원을 지나고, 안양을 지나고,
서을이 가까워져 가는데,
웬일로 안성 집으로부터서는 점차 멀어져만 가고 있구나.

광장시장 녹두빈대떡이 생각나서
종로5가역에 내렸건만,
먹거리 시장통을 가득 채운 사람들에 치어
청계천을 건너 방산시장으로 들어갔으니,
일요일을 맞아 상점들이 거의 문을 닫았다.
버들다리 전태일 열사 동싱을 만나고
평화시장을 따라 동대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청계천 물은 오늘도 무심히 흐르고 있구나.

헌책방 거리를 지나다가,
<춘향가의 명장면> (채수정 외 지음, 민속원 간행))을 구하고, 동대문을 뵙고,
동대문역에서 의정부행 전철을 타고 가다가 신설동역에서 내렸다.
6빈 출구로 나가면, 거기 풍물시장이  있으리라.
그런데 오후 1:40분이 되니 배가 고프다.
기름에 지지고 튀기고 하는 음식 말고, 청국장찌개 같은 단백한 음식은 없는가.

없는 것 빼고는 모든 게 다 있다는
서울풍물시장을 돌아다니다가,
결국 배고픔에 백기를 들었으니,
부산오뎅 3꼬치와 가래떡구이 한 개로
늦은 점심을 때웠다.
그러고도 풍물시장 한 켠의 헌책방에 들러 판소리 관련 책을 찾는데,
주인장이 날씨가 춥다며 쌍화차 한 잔을 권한다.
오후 4시가 가까워졌으므로 그만 파장하고
인성 집으로 귀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