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小寒) 절기를 맞았다.
어수선한 정국 속에서도 계절은 지나가고 있구나 싶더라.
보리밥에 나물 반찬에 청국장으로
건강 밥상을 마주했는데도
식전 혈당, 식후 2시간의 혈당치가
아주 높게 나왔다.
식사 전에 대봉감 홍시를 한 개 먹은 탓인가.
의기소침하여 뭉그적거리다가
기운을 내서 백운산 가는 길을 걷기로 했다.
나무 지팡이에 의지하여 백운산 가는 길에
오랜만에 논두렁 밭두렁길을 걸었더라.
산비탈에 눈이 쌓여 있는데,
비나 눈을 머금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오전 11:50, 4,000보를 걸어
백운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정상을 지나 돌탑까지 이어진 징쾌한 능선종주길을 갈 수가 없다.
어치어찌하여 정상까지 산길을 간다 해도
돌아올 길을 생각하면 엄두가 안 난다.
한참을 등산로 입구의 의자에서 쉬고 있다.
정오도 지났으니,
경부고속도로 아래 통로를 지나
평택섶길(과수원길)을 만나 함께 걷다가
엊그제께 아내와 함께 서리태콩 줍던 밭을 지나고
배과수원길도 지나서
집으로 가기로 했다.
어찌 한 술 밥에 배부르기를 바랄 것이냐.
이제 당뇨 관리에 들어갔는데,
금방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떨어지기를 언감생심 바라다니!
그러나 걷기 운동 중에
비상용으로 초코릿이나 알사탕 정도는 지니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눈이 내리더니,
과수원길을 지나 e편한세상 아파트로 내려가는 길에 비로 변하였다.
아마도 산중에는 눈이 내릴 것이지만,
산 아래서는 눈이 비로 변한 탓일러라.
그러거나 말거나,
길을 재촉하여 꿋꿋이 내 앞에 놓인 길을 가고 있다.
지금은 이 길이 내게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길이다.
평택 용이동과 공도읍의 경계에 있는
남아공참전기념비를 거쳐
오후 1:20 집에 도착, 총 9,300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