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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돌침대

걷기 여행자 2024. 11. 10. 06:32


서울 도봉구 북한산 자락의
중랑천변의 처제네 아파트에 오면,
잠자리로 거실에 모셔진 옥돌침대 신세를 지게 된다.

엊저녁도 따끈한 옥돌침대에서
찜질방에라도 와 있는 듯,
노고노곤 허리며 어깨를 지지며,
tvN 주말 드라마 <정년이 9화>를 보았다.

옥돌침대 사랑이 오죽했으면,
예전같았으면, 새벽에 중랑천 둔치의 산책로를 따라
도봉산역 뒤의 서울창포원으로 산책을 나갔겠지만,
오늘은 그냥 옥돌침대를 지켰느니.

이른 새벽시간부터
처제와 아내는 갖은 이야기꽂을 피우며
아침밥상 준비에 여념이 없다.
엊저녁엔 처제표 번데기탕으로
맛기행을 떠나온 듯한 즐거움을 주더니,
오늘 아침밥상은
오리고기 주물럭이며 갈치구이, 토란국 등으로
거의 잔치상 수준이다.
또 한 번의 서울에서의 백반기행이다.
디저트로는 사과와 감, 귤, 은행,
그리고 기침을 다스는 생강차였다.

처제는 자타가 공인하듯
워낙이 음식 만드는 솜씨가 좋을 뿐더러
함평 고향의 엄마 손맛을 전수받은 영향이 크다.
오늘도 점심 도시락을 싸서
석초호수, 올림픽공원으로 소풍을 나갈 것이다.
동서는 오늘은 개인택시 일을 해야 하고,
내일 하루는 일을 쉬고
넷이서 단풍놀이를 떠나기로 했다.

다시 동서가 타 주는 커피를 마시고.
내가 올 것에 대비해 초코파이, 양갱,
자유시간 등 갖은 주전부리감을 준비해서
집에 돌아가서도 한동안 간식 먹거리는
넘쳐나겠다.
이러니 서울 처제네 집에서 며칠 묵었다치면,
체중이 늘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