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삼아
아내와 함께 남아공기념비를 거쳐
마트킹을 다녀왔다.
계란 한 판, 북어포, 김, 유과, 두부, 시금치, 요구르트 등을 사서,
주말을 보내고 본격적으로 아파트 엘리베이터 교체공사가 시작되기 30분 전에
10층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금일 오전 9시에 공사가 시작되면,
다음달 11월 25일까지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어
계단을 통해 10층까지 오르내려야 한다.
튼튼한 다리라면 운동이라 생각하고
일부러라도 계단오르기를 즐길 수도 있겠지만,
나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아직 치료방법도 묘연한 무릎 통증이며 대퇴부 고관절 통증이 도사리고 있어서
계단 오르내리기가 좋을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부로 섬에 산다.
계단은 내게 섬에서 육지로 나가는 배인 것이다.
택배도 끊길 것이고,
왕래하는 손님도 뜸할 것이다.
가까운 곳에 사는 큰 아들, 며느리, 두 손녀딸도 선뜻 부를 수가 없다.
그러나 섬에 사는 동안,
오늘까지만, 오늘까지만,
또는 내일부터서, 내일부터서 하며 걷기여행을 핑계로 미루어오던 결심을
실행에 옮길 수가 있을 것이다.
가령 술을 끊는 것,
외식을 삼가는 것,
믹스커피를 삼가는 것,
빵, 라면 등 밀가루 음식을 삼가는 것,
육식 섭취를 대폭 줄이는 식생활 실천하는 것,
걷기를 대신하여 근력운동에 주력하는 것,
방에 모셔놓고 있는 전자파치료기와
스포츠닥터 맛사지기 활용하기,
책장과 옷장 정리하는 것,
영어나 일본어 공부에 박차를 가하는 것,
책 읽는 것,
그동안 소홀했던 클래식 음악감상하는 것,
블로그와 여행 사진 정리하는 것 등이다.
그리하면 섬에 유배되어 지내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살아가는 동안,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으니까.
잘만 대처하면,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느니!
나는 오늘부로
섬에서의 한시적 삶을 즐기기로 했다.
남아공참전 기념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