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원평동 군문교에서
안성 서운면사무소로 이어지는 '경기둘레길'을 걷고 있다.
평택천의 고수부지에 펼쳐진 억새밭이며, 갈대밭,
그리고 제방길을 따라 코스모스꽃이
가을을 수놓고 있다.
누구는 패러 글라이딩을하고,
누구는 조깅을 하고,
누구는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지만,
나는 속절없는 걷기 여행자이다.
무릎이며 다리 고관절이 이상 징후를 보이면서
걷는 즐거움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누워 있으면, 병들게 되고
앉아 있으면 눕게 되고,
걸어야 살 수 있으니, 기를 쓰고 걷는다.
이곳은 기차가 지나가는 기찻길 아래로
둔치의 산책로가 뻗어 있어서
영화 <길>의 테마 음악을 연상케 한다.
끝간데 없을 것같은 길도 끝이 있더라.
평택강의 상류인 안성천을 만나
다시 제방길을 걷는다.
안성천 너머 멀리 서운산이 보이고,
금북정맥 산줄기도 어렴풋하다.
화창한 날씨였으면 더 잘 보였겠지만,
걷기에는 힘들 것이다.
이곳은 <경기둘레길>이 지나기도 하지만,
과천 남태령고개에서 시작하는 <경기 삼남길>이 지나기도 한다.
숭례문에서 해남 땅끝까지 이어지는 <삼남길>의 평택 구간의 일부이다.
예전에 <삼남길>을 다 걷고,
<경기 삼남길>은 네 번 이상 걸었고,
<경기둘레길>은 안성구간, 평택구간을 걷고,
시흥구간도 걷고, 궁평항에서 <경기둘레길>을 접고, 여짓 못 걷고 있다.
<지리산둘레길>도 산청에서 하동구간을 아직 걷지 못했다.
<북한산둘레길>, <서울둘레길>은 아직 걷지 못한 길이 많다.
그런데, 무심한 세월은 흘러
내 인생의 10월이 지나가고 있다.
단풍든 11월도 나쁠 것은 없지만!
제방길에서 아내의 정성이 담긴
점심 도시락 타임을 즐기고,
12:15분께 <삼남길>과 작별하고,
시방은 <경기둘레길 43코스>를 따라
바람 속으로 걷고 있다.
안성천 둔치에는 억새밭과 갈대밭이
무진장으로 피어나 바람에 기대어
가을을 노래하고 있다.
12:45, 중복리 원중복마을 도착.
작년만 해도 계속 제방길을 걸어 승두천을 만나 승두리 들판길을 걸어
집으로 걸어 갔지만,
이번에도 중복리에서 웅교리로 가는 7-11번 마을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