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역 앞의 관광안내소에 들렀더니,
예산의 대표축제 중 하나인 <삼국축제> (국화, 국수, 국밥)가
어제 열렸다며 직원이 아쉬워한다.
어젠 청명한 가을날씨였는데!
언젠가 아내와 함께 참가했던 축제이다.
어젠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예산읍 장터시장 행사장에 운집했을꼬.
예산역에서 11:45에 대흥면 '의좋은 형제마을'로 가는
319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찾는
봉수산 자락의 대흥슬로시티 마을이다.
한적하기짝이 없는 '의좋은 형제마을'에서
관광객이라곤 나 혼자만의 축제를 즐기고 있다.
대흥초교 유치원에서 울려퍼지는 동요가
앙증맞고,
축제를 기다리는 국화꽃망울이 터질까말까,
그리고 시절만난 벌나비들이 꼬이는데
집 나올 때 어디로 갈지 몰라
부랴부랴 챙겨온 점심도시락을 풀었다.
먹다 남은 고량주 반 병도!
지금 당장은 행복이, 별거 있나 싶다.
벽화동네에 갔다가,
<손바닥 정원1코스>의 봉수산 임존성길에 있다.
다섯번은 넘게 찾았을 대흥슬로시티에서
이제 나는 나를 잊고, 참 나를 찾기로 했다.
아내는 올 저녁 친구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낸다 하니,
나는 평촌삼거리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갈 출렁다리는 잊고,
이곳 '의좋은 형제마을'에서 잘 잘다 가리라.
바야흐로 이제 나는 <느린 꼬부랑길 1코스>를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