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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해수욕장을 떠나며

걷기 여행자 2024. 10. 16. 07:46


늦잠을 자는 바람에
광안리해수욕장 해안가 이쿠아펠리스 사우나 5층에서
해운대 쪽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보았다.

광안대교가 환히 내려다 보이는
8층의 전망좋은 찜질방에서도
일출을 보았을 것이지만,
6시 15분이 되도록 잠을 잤다니!

예전같았으면 (요즘 늘상 하는 얘기다),
꼭두새벽에 일어나,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해운대해수욕장으로 해파랑길,
갈맷길을 따라 걸었을 것이고,
한 시간이 지난 지금쯤은
동백섬 산책로를 걷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시방 나는 광안역에서 벡스코역으로 나와
울산 태화강역으로 가는
동해선 전동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시설 좋은 찜질방에서
간밤에 잠을 설친 것은,
부쩍 나빠진 몸상태 때문이다.
어제 하루, 점심과 저녁때에
안성에서 가져온 서울장수막걸리
한 병을 나누어 마셨을 뿐인데,
팔 다리 통증은 물론,
손가락과 발가락의 이상이 감지되는 것이었다.

이젠 왔을만큼 왔구나,
결국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오만가지 생각이 나더라.
그러다가 부산에 와서 금주 여행을 시작하는 것도
나쁠 것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수없이 금주를 작심하고,
실행하다 실패하고를 반복했는데,
이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니!
여한이 없다, 여한이 없다를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진짜로 금주를 한치의 오차없이
진행할 수 있는 의지력과 결단력이 필요한 때이리라.



                  광안리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