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는 웬만큼 걷기 좋은 길은
다 갈맷길이 지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제주 올레길 다음으로 생겨났을 것이고,
강릉 바우길이 그 뒤를 이었을 것이다.
부산 갈맷길은 물론,
제주 올레길, 강릉 바우길을 다 걸은 나로서는
둘레길 예찬자이고 신봉자이기는 하지만,
이젠 걸을 수 없는 장쾌한 도보트레일에 대하여
오늘처럼 짧은 구간을 걷는 것만으로도 그 길에 대한 그리움이 어김없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부산역에서 다대포해수욕장으로 가는
부산 도시철도 지하철을 타고 있다.
방금 남포동, 자갈치역을 통과 중인데,
열차 안에는 부산 시민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정겨운 부산 사투리도 들린다.
이곳 부산의 금정구에서는
내일(16일) 구청장을 뽑는 재보궐선거가 치루어질 것이다.
인천의 강화군수, 전남의 곡성군수, 영광군수,
그리고 서울시 교육감를 포함하여.
몰운대 명승지에 오르기 전에
다대포해수욕장 꿈의낙조분수를 지나 송림숲 벤치에서
태평양 대양을 바라보며
오후 12:35, 집에서 준비해온 점심 도시락 타임을 갖기로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그리고 커피는 열차 안에서 마셨으니,
오래 살라고 서울장수막걸리 반 병을 비웠다.
이제 다대포해수욕장 해변길을 맨발로 걸어
해안가 군부대 울타리를 따라 몰운대에 올랐다가,
정코스 산책로로 내려올 것이다.
비가 그쳐서 다행이다!
누구라도 다대포해수욕장에 오거들랑
해변가의 아무 의자라도 가져다가
바닷물에 뱔을 담그고 한시절 놀다 갈 일이다 (무료).
대대포해수욕장 남쪽 끝 해안에서
군부대 담장을 끼고 올라가.
군용차량길이 아닌 반대쪽 숲속 오솔길로 처음 접어들었는데,
호젓한 그 산길이 바로 몰운대 전망대로 이어져
오후 1:38, 몰운대 전망대에 올랐다.
숲속 오솔길에서는 계속 파도소리가 길 안내를 하였고,
바람세례 받으며 전망대에 올랐더라.
무한 행복하였다.
그으래, 블러그를 쓰니까,
한번 더 반추하게 되고,
더 세세하게 일상이며 사물을 바라보게 되는 것같다.
하긴 블러그 쓸 욕심으로 예까지 왔느니!
코리아트레일 가운데 남파랑길이 지나는 몰운대 전망대에서
몰운대 동헌을 거쳐 다대포해수욕장역으로 내려간다
내 인생길에서 또 한 고비,
한 고갯길을 잘 넘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