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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게임 -

걷기 여행자 2024. 9. 20. 21:28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열대야를 누그러뜨리는 반가운 비소식에  
술 한 방울 마시지 않은 멀쩡한 몸으로
청량하고 거룩하기까지 한 빗줄기를
내 안에 영접하고 있다.

대지와 나무와 도로를 적시는 비 소리는 얼마나 아늑한가.
그러나 한편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덮고 있는
온갖 진실게임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처럼
흑색선전이 나무하는 정치판이 그렇고,
먹고사는 경제 현실에서도
노동, 자본이 모인 산업 현장에서도
심지어는 문화 체육 예술 분야에 이르러서도
어김없이 낯뜨거운 불편한 진실게임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레바논과의 끔찍한 전쟁,
자국의 경제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미국, 중국, 일본 등의 패권경쟁에서
주변의 많은 약소나라들의 국민들은
고통에 짓눌려서 근근히 연명하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이지만,
암울한 헌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유유자적하게 편히 쉴만한 집이 없다.
사리사욕에 오염된 땅과 공기, 물이 있는 곳에서는
애초에 인간에게 약속된 이상향, 샹그릴라,
유토피아가 깃들 곳은 없는 것인가.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이
이상 기후의 재앙 대습격에서도 자유로워지고,
전쟁터의 포화 속에서 빠져나와
귀하디귀한 목숨을 부지하며 살아갈만한
지혜와 사랑, 자비, 그리고 연민이
목마르게 기다리던 비처럼 내려주었으면!

현재 전쟁중인 국가와 국가간에
정당과 같은 대립하는 사회집단에서
반목하고 불화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분에 넘치는 욕망과 이기심에서 벗어나
모든 존재에 대한 생명존중 사상과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파트너 의식일 것이리.
지구상에 영속하는 것은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