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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의 마지노선

걷기 여행자 2024. 9. 20. 09:26


간밤에 잠시 비가 내렸고,
오후부터서는 가을장맛비가 예고되어 있어서
아침 식전에 걷기운동에 나섰다.

서동대로를 지나 공도터미널로 가서
승두천을 따라 원승두교까지 갔고,
그후 승두벌의 들길을 걸어 돌아 오는데,
무려 한 시간 반 가까이 걸렸다.

부쩍 심해진 오른쪽 다리 대퇴부의 고관절 부위의 통증 때문에
걷기가 힘들었다.
그럴 것이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불면의 밤이 길어질수록
몸의 건강은 망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갖은 핑계를 대고 술을 마셨으니,
폭풍전야의 몸상태가 된 것이리라.
자업자득이요, 인과응보가 아닐 수 없다.

그렇잖아도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 오타루로의 4박 5일간의 여행 후에
10월 1일부터서는 술을 삼갈 작정이었다.
그랬던 것이, 당장 술을 끊지 않으면
돌이킬 수가 없는 지경이 되었다.

삿포로에 가면 맥주박물관에도 들르고 싶었다.
우선 기린맥주, 아사히맥주, 삿포로맥주의 맛을 기대하고 있었고,
스스키노의 이자카야 선술집의 분위기도
체험하고 싶었다.

그러나, 건강을 잃으면,
이 모든 호사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찻잔 속의 태풍'이요
심각한 폭풍전야의 전운이 감도는 속에서는
더이상 뭉기적거리며 금주를 망설일 수가 없게 되었다.
이로써 오늘, 금주 실행의 마지노선에 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금주를 결심하고 실천하는 데에는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하등 억울할 것도 없다.
그동안 원없이 술을 마셔댔으니.

아, 지금이라도 건강이 폭삭 무너지기 전에
내가 내 의지로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금주를 행동으로 옮기리라.
어제부로 폭염경보도 끝난 듯하고,
오늘부로 실질적으로 가을의 계절로 접어들었으니.
이제라도 새롭게 태어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