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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에 대하여

걷기 여행자 2024. 4. 20. 11:28


어제가 '제 64주년 4.19 혁명기념일'이었는데,
광주의 한 대학교에서 함께 수학한 적이 있는 고 김남주 시인 (1946~1994)은,
민주주의와 민족해방운동을 위해 독재와 맞선 저항시인으로 '혁명전사'였다.

목포에 살 때, 삼산면소재지에서 남도의 황톳길을 걸어서
해남 삼산면 봉학리에 있는 시인의 생가를 찾기도 하였는데,
감옥에서 숱한 고초와 핍박을 받았을 터였다.
부끄럽게도 나도 젊었을 적에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한 번 졌다.
당시 백운동 철길을 걷다가, 처벌을 받게 된 것으로 그곳에서 하룻밤인데도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오늘은 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
연속 8일째 한의원에 침술치료를 받으러 갔다.
경찰서에 가면 죄를 지은 사람이,
병원에 가면 몸이 아픈 사람이,
웨 그리 많은지.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도 있지만,
몸과 마음이 아플 때,
그 절박하고 절절한 아픔을 온몸으로 안고 견디기란 쉽지 않다.
아픔을 피하거나 아픔에 굴복하지 않고
아픔을 극복하는 길은,
아픔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그 아픔에 깉들여져 가면서 치유의 방안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한 번 아픈 몸은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상처난 마음의 아픔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현 상태에서 아픔을 가져온 병력을 기억하고,
아픔을 다스리고 치료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나마 아픔에 대한 맞춤형 처방이 아닐까.
'아프니까 사람이다.'